수천억 손실 딛고 또 베팅…트레이더 ‘qwatio’, XRP 244억 원 숏 포지션 강행

| 손정환 기자

극단적인 시장 대세 변화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암호화폐 트레이더가 다시 한번 수백억 원 규모의 하이리스크 베팅에 나섰다. 최근 비트코인(BTC)과 리플(XRP)의 상승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과거 수백억 원대 손실을 입은 트레이더 ‘qwatio’가 또 한 번 수백억 원 규모의 숏 포지션을 XRP에 걸며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블록체인 분석 플랫폼 루콘체인(Lookonchain)에 따르면, ‘qwatio’는 최근 BTC와 XRP에 대한 기존 숏 포지션을 정리하며 340만 달러(약 47억 2,600만 원)를 손해 봤다. 그러나 손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곧이어 무려 20배 레버리지를 활용한 1,760만 달러(약 244억 6,400만 원) 규모의 XRP 숏 포지션을 신규 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포지션의 청산 가격은 2.9155달러로, XRP 가격이 이 수준 이상으로 오르면 또다시 대규모 강제 청산이 발생한다.

실제로 XRP는 29일 기준 2.90달러 선에서 거래되며 전일 대비 약 4% 상승했다. 매수세가 조금만 더 강해져도 해당 포지션이 위태로워지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XRP가 단 0.53%만 추가 상승할 경우 해당 포지션이 전액 청산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qwatio’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7월 암호화폐 시장 상승장 속에서 BTC가 12만 2,000달러를 돌파했을 때 총 3억 3,400만 달러(약 4,643억 원)의 손실을 본 전력도 있다.

XRP의 향후 가격 흐름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지만, 단기적으로는 추가 상승 가능성을 점치는 시각이 적지 않다. 시장 분석가 알리 마르티네즈(Ali Martinez)는 XRP가 2.70달러 지지선을 지켜내며 향후 3달러, 나아가 3.15달러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또 다른 트레이더 크립토위자드(CryptoWZRD)도 2.75달러를 핵심 지지선으로 보고, 해당 레벨에서 추가 가격 상승이 촉진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와 맞물려 고래 투자자들의 XRP 매집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마르티네즈에 따르면, 최근 72시간 동안 대형 투자자들이 시장에서 구매한 XRP 규모는 무려 1억 2,000만 개에 달하며, 이는 약 3억 5,000만 달러(약 4,865억 원)에 상당한다. 수급 측면에서 이처럼 갑작스러운 대량 매입은 공급을 제한해 시세 상승 압력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소규모 투자자들도 이에 뒤따라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qwatio’의 거대한 숏 포지션은 근거가 빈약한 도박에 가까운 시도로 보인다. 암호화폐 시장의 변동성은 트레이더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예측 실패 시 막대한 손실로 되돌아오는 냉혹한 결과를 안기기도 한다. 이번 XRP 숏 베팅은 그 간극 위에 놓인 아슬아슬한 균형처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