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더리움에서 1조 원 유출…솔라나·XRP는 강세 지속

| 손정환 기자

비트코인(BTC) 투자 상품에서 지난주에만 7억 1,900만 달러(약 1조 원)에 달하는 자금이 유출됐지만, 숏 포지션 상품 투자 증가가 뚜렷하지 않아 약세 심리가 뚜렷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체적인 시장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일시적 혼조장이자 약세장의 위력이 크지 않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코인셰어스(CoinShares)가 발표한 ‘디지털 자산 펀드 플로우 리포트’에 따르면, 암호화폐 전체 펀드 시장에서는 8억 1,200만 달러(약 1조 1,292억 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는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꺾인 영향으로, 경제지표 호조가 기준금리 동결 또는 인상을 뒷받침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결과로 분석된다. 그러나 전체 유입 자금은 여전히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9월까지 월간 유입액은 40억 달러(약 5조 5,600억 원), 연초 이후 누적 자금유입은 396억 달러(약 55조 원)에 달해, 2024년 최고 기록인 486억 달러(약 67조 5,400억 원)를 뛰어넘을 가능성도 있다.

비트코인에 이어 이더리움(ETH)도 4억 900만 달러(약 5,671억 원)의 기록적인 주간 유출을 겪었다. 이더리움은 올해 들어 총 120억 달러(약 16조 6,800억 원)를 유치했지만, 9월에는 불과 8,620만 달러(약 1,198억 원)만 들어왔다. 투자자들이 이더리움을 중심으로 둔 기대감을 점차 줄이는 분위기다.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는 멀티에셋 펀드도 8,250만 달러(약 1,148억 원)를 순유출했고, 체인링크(LINK)와 라이트코인(LTC) 역시 각 70만 달러(약 10억 원), 20만 달러(약 3억 원) 규모로 소폭 감소했다.

반면, 일부 알트코인은 전반적 약세에도 돋보이는 성과를 냈다. 특히 솔라나(SOL)는 주간 기준 2억 9,100만 달러(약 4,045억 원)의 신규 자금이 들어오며 가장 주목받는 자산으로 부상했고, XRP도 9,310만 달러(약 1,296억 원)를 끌어모았다. 미국 내 상장지수펀드(ETF) 출시에 대한 기대감이 이 같은 흐름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수이(SUI)는 290만 달러(약 40억 원), 카르다노(ADA)는 130만 달러(약 18억 원) 유입을 기록하며 완만한 상승세를 보였다.

지역별로 보면, 미국에서만 10억 달러(약 13조 9,000억 원)의 자금 유출이 발생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이에 비해 스위스는 1억 2,680만 달러(약 1,763억 원)의 유입으로 가장 견조한 흐름을 보였고, 캐나다(5,860만 달러, 약 815억 원)와 독일(3,550만 달러, 약 494억 원)도 선방했다. 이외 브라질(890만 달러, 약 124억 원), 홍콩(250만 달러, 약 35억 원), 호주(170만 달러, 약 24억 원)도 소규모 자금 유입을 기록했다.

한편, 지난주 급락세 이후 시장에는 점차 안정의 기미가 보이고 있다. 월요일에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각각 11만 3,000달러(약 1억 5,707만 원), 4,100달러(약 569만 원) 선을 회복하며 매물을 소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ETF 환매에도 불구하고 스팟 가격이 크게 흔들리지 않자 QCP 캐피털은 분기 말 파생 포지션 청산이 주요 원인으로 봤다.

향후 미국의 10월 고용지표 발표와 정부 셧다운 우려 등 이벤트를 앞두고 시장 변동성은 완화되고 있으며,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낙관론이 되살아나고 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옵션과 선물에서도 풋 옵션 기울기와 미결제약정이 정상궤도로 돌아오며 투자 심리가 회복되는 양상이다.

월가의 강세 흐름도 크립토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계절적 강세장이 나타나는 ‘업토버(Uptober)’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으며, 비트코인이 11만 5,000달러(약 1억 5,985만 원)를 상향 돌파할 경우 상승 추세 전환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