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캐시($ZEC), 한달 간 102% 급등…프라이버시 코인 반등 신호인가

| 손정환 기자

지난 한 달간 프라이버시 코인 지캐시(ZEC)가 비트코인(BTC)을 훌쩍 앞서는 상승세를 기록하며 시장의 시선을 끌고 있다. 9월 한 달 동안 ZEC/BTC 거래쌍 기준으로 무려 102% 상승하면서 오랜 하락세에서 탈출구를 마련한 것이다.

지캐시는 현재 약 68.81달러(약 9만 5,663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이는 최근 6개월 내 최고치에 해당한다. 이번 상승은 거래량이나 뉴스의 주목을 크게 받지 않은 채 조용히 이뤄졌다는 점에서 업계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ZEC는 이 상승 덕분에 시총 기준으로 다시 100위권 재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하지만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ZEC는 여전히 2016년 10월 기록한 최고점인 3,191달러(약 4억 4,355만 원) 대비 98% 이상 하락한 상태다. 당시에는 제로 지식 증명(zero-knowledge proof) 기반 프라이버시 기술에 대한 기대감이 토큰 가격을 급등시켰지만, 불과 하루 만에 72% 폭락하는 등 투기성 과열에 대한 경고 신호도 함께 있었다.

이같은 하락의 주요 배경에는 규제 압박과 보안 이슈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지난 2024년, 지캐시는 모네로(XMR)와 함께 주요 거래소에서 잇달아 상장 폐지(delist) 사태를 겪었다. 특히 세계 최대 거래소 바이낸스가 올해 지캐시 상장 폐지를 경고하면서, 커뮤니티 내에서는 검열 저항성과 금융 프라이버시에 대한 논쟁이 재점화되기도 했다.

보안 측면에서도 우려는 존재한다. 2023년 9월에는 단일 채굴 풀이 지캐시 네트워크의 해시레이트 50% 이상을 점유하면서 잠재적 51% 공격 가능성이 제기됐고, 이는 네트워크의 분산성과 신뢰성에 대한 의문을 낳았다.

현재의 반등이 지캐시의 근본적 회복을 의미하는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다만 프라이버시 보호와 관련한 정치적·사회적 이슈가 점차 부각되는 시점에서, 지캐시 같은 프라이버시 코인들이 규제 환경 속에서 어떻게 적응해 갈 것인가가 향후 가격 및 생존 여부를 가를 중요한 요소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