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 ETF 자금 7,600억 원 유입…기관·채굴 업계 '매수 신호' 지속

| 민태윤 기자

이더리움(ETH)이 4,200달러(약 5,838만 원) 돌파에 반복적으로 실패하며 상승세가 주춤한 가운데, 여전히 기관 수요는 견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주 초 현물 기반 이더리움 ETF로 유입된 자금은 5억 4,700만 달러(약 7,603억 원)에 달하며, 이는 가격 부진과 온체인 활동 감소에도 불구하고 장기적 투자 관점에서 ETH에 대한 관심이 식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이와 동시에 주요 채굴 기업들도 이더리움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채굴업체 비트마인 이머전(BitMine Immersion)은 현재 약 106억 달러(약 14조 7,340억 원)에 달하는 ETH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전체 공급량의 5% 확보를 목표로 한 포트폴리오 확장의 일환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단기 급등보다는 장기 상승 가능성에 대한 강한 확신의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파생시장에서는 일촉즉발의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만약 이더리움 가격이 4,350달러(약 6,047만 원) 선을 상회할 경우, 공매도 포지션에 있던 투자자들의 청산이 단숨에 현실화될 수 있다. 현재 약 10억 달러(약 1조 3,900억 원) 규모의 숏 포지션이 해당 가격대에서 청산 위기에 처해 있으며, 이는 가격에 급격한 상승 압박을 초래할 수 있다.

투자자들의 시선은 이제 작년 9월 13일 기록한 4,800달러(약 6,672만 원) 고점을 돌파할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다. 당시 가격 상승을 주도했던 요인이었던 메이저 업그레이드나 규제 완화 기대와 같은 명확한 모멘텀이 부재한 상황에서, ETF 유입 규모와 기관 수요가 추세 전환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기관 자금과 채굴 기업의 잇따른 매입은 분명 긍정적인 신호지만, 여전히 개인 투자자들의 관망세는 지속되고 있다. 온체인 활동이 줄어든다는 것은 네트워크 생태계 내 거래 및 활용이 둔화되고 있음을 의미하며, 이는 즉각적인 가격 반등을 이끌기엔 다소 힘이 부족할 수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또 다른 변수로 정치 지형 변화를 주목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친암호화폐적 행보가 구체화될 경우, 규제 부담 완화 기대감과 맞물려 시장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트럼프는 과거 캠페인 후원금으로 일부 암호화폐를 수용하겠다고 밝혔으며, 이는 기관뿐 아니라 보수 성향의 개인 투자자들에게도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 ETH 시장은 단기 조정과 장기 상승 기대가 엇갈리는 전환점에 서 있다. 핵심은 ETF를 중심으로 한 기관 자금의 유입이 실제 온체인 활성화로 이어지면서, 기존 투자 심리를 반등시킬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