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미 셧다운 우려에 '디지털 금' 부상…기관투자자 관심 급증

| 손정환 기자

미국 정부의 셧다운 우려가 다시금 시장을 흔들며, 비트코인(BTC)의 최근 상승세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다. 정치적 교착 상태가 심화되면서 전통 금융시장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포함한 대체 자산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9월 말, 비트코인은 약 4.2% 상승했으며, 이는 시장 전반에 퍼진 셧다운 우려가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한 결과로 해석된다. 나스닥은 해당 상승 흐름이 경제지표 발표 지연과 미 재정 불확실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심 반영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아이셰어스 비트코인 트러스트 ETF(iShares Bitcoin Trust ETF)도 9월 29일 기준 4.9%나 상승해, 비트코인 투자 심리가 전통 금융상품으로까지 확산됐음을 보여준다.

같은 기간, 금 가격 또한 달러 약세를 배경으로 꾸준히 오르고 있다. 이는 비트코인뿐 아니라 금과 같은 전통적 헤지 자산에 대한 선호가 강화되고 있다는 증거다. 외교관계위원회(Council on Foreign Relations)도 디지털 자산의 성장세가 기존 금융 통제 환경에 도전이 되고 있다며, 제도적 혼란이 깊어질 경우 비트코인으로의 자금 유입이 확대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과거 셧다운은 대부분 빠른 시간 내 해결됐지만 그 여파는 장기간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현재와 같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디지털 자산 관련 ETF 승인 등 규제 검토 일정이 지연될 수 있다는 점은 향후 시장 전망을 더욱 불확실하게 만들고 있다.

이와 동시에, 미국 금융시장 내 정치적 교착 상태는 비트코인의 서사(narrative)를 강화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와 공화당 간의 예산안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비트코인이 제도 밖 해답으로 다시금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MarketWatch는 이런 상황에서 단기적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경고했으며, 통화정책과 맞물릴 경우 시장의 긴장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주목할 점은, 비트코인이 더 이상 주식과 완전히 분리된 ‘비상관자산’으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데 있다. CME 그룹 자료에 따르면, 최근 비트코인은 오히려 미국 증시와의 상관성이 강화됐으며, 이는 시장 전반의 리스크 선호 심리(volatility sentiment)를 반영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힘을 얻는다.

기관투자자들의 움직임도 눈여겨볼 만하다. 아이셰어스 ETF와 같은 상품을 통해 전통 투자자들도 간접적으로 비트코인에 노출되고 있으며, 이는 리테일 투자자뿐 아니라 펀드매니저들까지 디지털 자산을 헤지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결국 이번 비트코인 상승은 강한 가격 모멘텀과 경제적 불확실성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앞으로의 흐름은 미 의회가 예산안을 어떤 방식으로 통과시키느냐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은 이제 단순한 투기 자산이 아니라, 정치·경제적 불안에 반응하는 시스템적 대안으로 안착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시장에서 그 역할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