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PL, 거대 자금 유입에 XRP 대항마로 부상…시총 넘는 거래량 기록

| 서도윤 기자

거대 투자자들이 리플의 경쟁 암호화폐에 대대적인 자금 투입에 나서며 시장의 시선이 급변하고 있다. 최근 XRP이 아닌 ‘XPL’(플라스마)에 대한 집중 매수가 포착되면서 디지털 결제 생태계 내 주도권 경쟁에 불이 붙는 양상이다. XPL은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중심에 두고 설계된 레이어1 블록체인으로, 전통 금융과 분산금융(DeFi)을 아우르는 글로벌 결제 플랫폼을 지향한다.

시장 분석 플랫폼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에서 포착된 한 익명의 고래 지갑은, 단 10시간 만에 3,152만 USDC(약 437억 원)를 예치하고, 이 중 2,927만 XPL을 매입했다. 현재 시세로 환산하면 약 3,113만 달러(약 433억 원)에 달하는 거래다. 이 같은 대규모 펀드 움직임은 기관급 투자자의 강한 확신 없이는 구현되기 어렵다.

XPL 가격은 현재 0.94달러(약 1,307원)로 하루 전보다 18% 하락했지만, 단 하루 거래량이 무려 24억 9,000만 달러(약 3조 4,611억 원)에 달해 시가총액 16억 9,000만 달러(약 2조 3,491억 원)의 147%를 웃돈다. 가격은 후퇴했지만 유동성과 거래 활력은 되레 폭증하고 있는 것. 특히 불과 사흘 전 1.68달러(약 2,336원)의 신고가를 찍은 뒤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점은 투자자들의 미묘한 심리를 반영한다.

플라스마는 트랜잭션 수수료 없이 테더(USDT)를 전송할 수 있고,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가스 토큰 발행 기능을 제공해 ▲개발자 친화성 ▲수수료 혁신 ▲확장성 측면에서 뚜렷한 차별점을 보인다. 이러한 기술 기반 위에 구축된 토큰 경제 구조가, 일회성 상승이 아닌 장기 축적의 유인을 제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 고래 지갑은 동일한 매수 패턴을 반복하고 있어, 내부 정보 혹은 플랫폼의 장기 확장 가능성에 대한 강한 신뢰가 있음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움직임이 단순한 투기 세력의 유입이라기보다 XPL이 국제 결제 시장에서 XRP의 경쟁자로 부상할 잠재력에 자신감을 갖는 기관 투자자들의 포지셔닝 움직임이라고 해석한다. 현재 XRP는 시세 저항선 돌파 실패와 거래량 침체 속에 다소 정체된 상태이며, 리플의 CTO 사임이라는 내부 변수가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XRP는 오랜 기간 글로벌 송금 및 결제 분야에서 대표 코인으로 입지를 다졌지만, XPL이 지금과 같은 고래 중심의 자금 유입과 기술적 차별성으로 회전 트래픽을 높여간다면 시장 판도에 의미 있는 변화가 올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현 시점에서 XRP와 XPL은 단순한 대체제가 아닌, 각기 다른 철학과 구조를 바탕으로 결제 시장의 주도권을 두고 맞붙고 있는 셈이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점점 플라스마 네트워크의 향방에 쏠리고 있으며, 이번 대규모 자금 유입이 단기적인 현상이 아닌 중장기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