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시장의 방향성을 결정짓는 주요 변수로 장기 보유자(LTH)와 단기 보유자(STH) 고래들의 상반된 움직임이 부각되고 있다. 온체인 분석 업체인 크립토퀀트(CryptoQuant)에 따르면, 두 부류의 고래들이 보여주는 서로 상반된 거래 패턴이 최근 시장의 변동성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이라는 분석이 제시됐다.
크립토퀀트 소속 애널리스트 카르멜로 알레만(Carmelo Alemán)은 “LTH 고래들은 평균 매입 가격이 4만 1,887달러(약 5,823만 원)로, 전체 비트코인 중 약 372만 개를 보유하며 시장의 안정성을 지탱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LTH 고래’는 155일 이상 비트코인을 보유 중인 주소를 의미하며, 주로 가격이 하락해도 패닉셀 없이 묵묵히 매집을 이어가는 특성을 가진다.
이와 대조적으로, ‘STH 고래’는 평균 매입 가격이 11만 1,299달러(약 1억 5,626만 원)로 훨씬 높으며, 약 107만 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기관 투자자나 신규 참여자로 구성된 경우가 많고, 가격 조정이 발생할 때마다 포지션을 재조정하며 매도·매수를 반복하는 경향이 강하다. 알레만은 “이러한 활발한 매매는 시장에 단기적인 변동성을 주입하며, 가격을 급격하게 흔드는 요인이 된다”고 분석했다.
또한 크립토퀀트는 바이낸스 등 주요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을 매수하는 ‘테이커 바잉 볼륨(Taker Buy Volume)’이 최근 약화된 것을 확인하며, 시장 수요가 다소 식은 상황에서 변동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이 지표는 일반적으로 강세장의 지속 여부를 가늠하는 선행 지표로 활용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 네트워크 자체는 여전히 견고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9월 말 기준으로 비트코인의 해시레이트는 역대 최고치인 1.441 제타해시를 돌파했으며, 이는 채굴자들의 신뢰가 여전히 견고함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해시레이트 증가는 보안성과 네트워크 안정성을 강화하는 요소로 여겨진다.
향후 시장의 향배는 결국 어떤 고래 집단이 주도권을 쥘 지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낮은 매입 단가로 시장 안정에 기여하고 있는 LTH 고래와, 높은 진입가 탓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STH 고래 사이의 힘겨루기가 가격 흐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시장은 11만 5,000달러(약 1억 5,985만 원) 저항선을 깨고 상승 랠리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다만, CME 선물 시장에 형성된 11만 달러(약 1억 5,290만 원) 갭이 여전히 닫히지 않고 있어 단기 조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비트코인의 단기 성과는 수급 회복 여부와 더불어, 두 고래 집단 중 누가 시장 주도권을 잡느냐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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