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파생상품 미체결약정 사상 최대치…레버리지 과열 경고에도 상승 기대감 고조

| 손정환 기자

비트코인(BTC)이 최근 일주일간 10% 넘는 상승률을 기록하며 시장의 주도권을 다시금 회복하고 있다.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반영하듯, 비트코인 파생상품에 대한 ‘미체결 약정(오픈 이자)’이 사상 최고치에 도달했다. 업계 분석가들은 이 같은 수치가 과도한 레버리지를 시사한다며, 시장이 매우 불안정한 상태임을 경고하고 있다.

암호화폐 온체인 분석사인 마르툰(JA Maartunn)은 비트코인 미체결약정이 지난 24시간 동안 약 453억 달러(약 62조 9,670억 원)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는 비트코인 선물·옵션 시장에 개설된 포지션 가치로서, 아직 체결되지 않았거나 청산되지 않은 계약을 의미한다. 마르툰은 “이는 시장 역사상 최대치의 레버리지 수준”이라며 과열 양상을 지적했다.

이른바 ‘업토버(Uptober)’라 불리는 10월 랠리가 본격화되며 트레이더들이 미래 가격 상승에 적극 베팅하고 있는 모양새다. 하지만 과도한 기대감은 양날의 칼이다. 비트코인 시세가 급락할 경우 대규모의 청산 도미노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24시간 동안 비트코인 가격은 최저 11만 8,611달러(약 1억 6,507만 원)에서 최고 12만 1,086달러(약 1억 6,824만 원) 사이를 오가며 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보도 시점 기준 시세는 12만 453달러(약 1억 6,683만 원)로 하루 새 0.86% 상승했다.

거래량 역시 증가세다. 일일 거래량은 전일 대비 9.12% 급증한 729억 6,000만 달러(약 101조 4,440억 원)에 달하면서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를 반영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만약 비트코인 가격이 현재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지지를 받는다면, 지난 8월 기록한 역대 최고가 12만 4,400달러(약 1억 7,296만 원)를 재차 넘어설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기관 투자자들의 유입도 상승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비트코인 현물 ETF 시장은 10월 2일 하루 동안 6억 7,500만 달러(약 9조 3,825억 원)의 신규 자금을 끌어들이며 지난달 중순 이후 가장 큰 유입을 기록했다. 블랙록은 IBIT ETF를 통해 비트코인 옵션 시장 내 지배력을 넓히고 있다. 블랙록의 오픈 이자는 380억 달러(약 52조 8,200억 원)에 달해 경쟁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와 데리빗을 제쳤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도 비트코인을 저평가된 자산으로 평가하며, 향후 시세가 최대 16만 5,000달러(약 22억 9,350만 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직은 시장이 과열 신호와 상승 기대 사이에서 줄타기를 이어가고 있지만, 대형 기관투자자들이 보여주는 관심만큼은 분명한 방향성을 말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