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XRP), 강세 베팅 청산 손실 1,155%…쇼트 스퀴즈 가능성은?

| 손정환 기자

최근 며칠간 상승세를 보였던 리플(XRP)의 분위기가 갑작스럽게 반전되면서, 시장에서는 강세장에 베팅했던 투자자들의 청산 손실이 크게 확대됐다. 업계 데이터에 따르면, XRP의 파생상품 시장에서 무려 1,155%의 청산 불균형이 발생하며 강세론자들의 기대감을 꺾고 있다.

코인글래스(CoinGlass)에 따르면 지난 4시간 동안 XRP 파생상품 포지션에서는 약 12만 6,830달러(약 1억 7,619만 원) 규모의 청산이 발생했다. 이 가운데 롱 포지션 투자자들이 대부분을 차지하며 약 11만 7,470달러(약 1억 6,345만 원)의 손실을 떠안았다. 반면 숏 포지션 측 청산 규모는 고작 9,360달러(약 1,303만 원)에 불과해, 상당히 편향된 움직임을 보였다.

XRP는 ‘업토버(Uptober)’로 알려진 상승장 기대감 속에 이전까지 상승 랠리를 이어가던 중이었다. 특히 XRP ETF 출시 논의가 본격화되며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가격 급등을 향한 기대가 커졌다. 하지만 최근 가격이 상승세를 멈추고 조정기에 들어서면서 과도하게 낙관적인 베팅이 되레 손실로 돌아가는 모양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1,155%의 청산 불균형이 단기적인 하락 우세를 드러내는 신호일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숏 포지션 보유자들이 향후 급격한 반등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시장이 재차 우상향 흐름을 보일 경우, 강한 ‘쇼트 스퀴즈’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XRP는 3달러 선을 간신히 지키고 있으며, 24시간 기준으로는 1.26% 하락해 상승 기세가 한풀 꺾인 모습이다. 시장의 눈은 이제 잔존한 롱 포지션이 회복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을지 아니면 추가 청산으로 인해 더 깊은 하락이 이어질지에 쏠리고 있다.

이번 상황은 강세심리에 의존한 투자 전략이 얼마나 위태로운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향후 XRP가 반등 흐름을 주도할 수 있을지는, ETF 관련 기대감이 얼마만큼의 실질 모멘텀으로 이어질지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