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베이스, 美 OCC에 전국 신탁회사 인가 신청…연방 규제로 암호화폐 제도권 진입 가속

| 서지우 기자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base)가 최근 미국 통화감독청(OCC)에 ‘전국 신탁회사(National Trust Company)’ 인가를 신청하며, 본격적인 연방 규제 프레임워크 진입을 선언했다. 이는 리플(XRP) 등 주요 암호화폐 기업들이 연달아 규제 당국의 정식 인허가를 확보하려는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코인베이스는 신탁 라이선스를 통해 기존 수탁 서비스 강화는 물론, 미래의 결제 비즈니스 확장을 위한 규제 기반을 선점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코인베이스는 공식 블로그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밝히며, “암호화폐 시장은 글로벌하다. 때문에 소비자 보호와 시장 안정을 위한 통일된 전국적 규칙이 필요하다”며 인가 신청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코인베이스는 이번 인가 신청이 은행 전환을 뜻하지는 않으며, 현재 운영 중인 코인베이스 커스터디 트러스트 컴퍼니(CCTC)와 본사는 계속해서 뉴욕 금융감독국(NYDFS)의 감독 아래 운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만일 OCC가 해당 인가를 승인할 경우, 코인베이스는 단순 수탁 서비스를 넘어 결제 및 관련 금융 서비스를 포함한 종합 디지털 자산 금융 플랫폼으로의 전환 가능성도 마련된다. 이는 기관 투자자 유입을 확대하고, 더 정제된 규제 요건 아래 다양한 상품 출시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관 수용성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편, 리플, 팍소스(Paxos), 서클(Circle) 등도 최근 몇 달 사이 통화감독청에 유사한 형태의 인가를 신청한 바 있어, 미국 내 주요 암호화폐 기업들이 연방 단위 규제 프레임워크 안으로 향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리플은 지난 7월 미국 내 은행 인가 절차를 공식화했으며, 이어 서클과 팍소스도 각각 ‘전국 트러스트 인가’를 신청해 뉴욕 주 기반 신탁 라이선스를 미국 전역으로 확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번 코인베이스의 발표는 삼성전자와의 전략적 제휴 발표에 이은 것으로, 자사의 생태계를 전 세계 수천만 대 갤럭시 스마트폰에 통합해 암호화폐의 대중화와 규제 정착이라는 두 축을 동시에 가속하는 행보로 해석된다.

미국 내 규제 환경이 분산적이고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에서, 이 같은 연방 차원의 명확한 인허가 확보는 암호화폐 산업의 제도권 안착에 있어 주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는 이번 코인베이스의 조치가 단순히 비즈니스 확장이 아닌, 향후 추진될 가능성이 있는 미국 내 규제 개편 또는 디지털 자산 관련 정책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