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 3달러에 머무르지만 매도세 거세…ETF 기대에도 단기 조정 우려

| 손정환 기자

XRP의 가격이 최근 3달러(약 4,170원) 수준에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나,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매도 압력이 거세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업계 분석에 따르면, 무기한 선물 거래에서 매도자들이 점점 더 많은 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2025년 7월 기준 '테이커 비율(Taker Ratio)'은 2024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하락했다. 이는 표면적으로는 가격이 유지되고 있지만, 수면 아래에서는 매도 심리가 강하게 형성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러한 약세 흐름은 바이낸스에서도 뚜렷하게 감지된다. 온체인 데이터 플랫폼 크립토퀀트(CryptoQuant)에 따르면, 바이낸스를 포함한 주요 거래소에서 '테이커 셀'(Taker Sell) 거래가 우세하며, 이는 현물 및 파생 시장 모두에서 투자자들이 수익 실현 또는 하락 대비 포지셔닝에 나섰음을 의미한다. XRP 가격이 최근 1주일 동안 9%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매도 심리가 강화되고 있다는 점은 시장 일각의 불안 심리를 방증한다.

더불어 최근 XRP 보유량이 중앙 거래소로 유입되고 있는 것 또한 눈여겨볼 대목이다. 이는 대규모 매도 의도와 연결될 수 있어 단기적인 가격 하락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암호화폐 분석가 알리 마르티네즈(Ali Martinez)는 현재 XRP가 '하락 삼각 수렴' 패턴에서 곧 돌파할 수 있지만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만약 돌파가 발생하더라도 목표 가격은 3.60달러(약 5,004원) 수준으로, 이는 피보나치 되돌림 저항선과 일치한다. 이러한 전망은 강한 랠리보다는 일시적 상승에 그칠 가능성을 시사한다.

반면 일부 시장 참여자들은 오는 10월 주요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10월 18일부터 XRP 상장지수펀드(ETF) 신청서를 심사할 예정인 가운데, 업계 최대 자산운용사들이 2억 달러(약 2,780억 원)에서 최대 1조 5,000억 달러(약 2,085조 원) 규모의 자금을 운용 중이며, ETF 승인이 현실화할 경우 대규모 기관 자금 유입을 촉진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선물 거래에서 나타나는 지속적인 매도 우세, 그리고 온체인 지표에서 확인되는 보유자들의 매도 성향이 단기 조정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XRP가 기술적 패턴을 돌파하더라도 강한 상승 모멘텀을 확보하기엔 여전히 역풍이 거세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