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플래닛, 비트코인 수익 116% 급증에도 주가 20% 하락…“펀더멘털과 괴리”

| 민태윤 기자

도쿄증시에 상장된 메타플래닛(Metaplanet)의 주가가 지난 한 달 동안 20% 가까이 하락하며 흔들리고 있지만, 3분기 비트코인(BTC) 수익은 전년 대비 116%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메타플래닛은 총 3만 823 BTC(약 5조 1,539억 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세계 상장사 중 네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이처럼 눈에 띄는 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메타플래닛은 9월 한 달 동안 20%가량 주가가 빠졌으며, 이는 투자자들이 여전히 기업 펀더멘털보다 주가 변동성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대해 사이먼 게로비치(Simon Gerovich) CEO는 10월 2일 소셜미디어 X를 통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제프 베조스가 닷컴 버블 시기 강조했던 "주식은 기업이 아니다"라는 발언을 인용하며 장기적인 관점의 인내를 요청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메타플래닛의 3분기 비트코인 수익은 115.7% 급증한 24억 4,000만 엔(약 1억 6,000만 달러, 약 2,224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보다 88% 높은 수치를 달성했으며, 부채비율도 1% 이하로 사실상 무차입 경영에 가깝다는 입장이다.

최근 메타플래닛은 공격적인 비트코인 매수로도 주목을 받았다. 9월 22일에는 5,419 BTC를 약 6억 3,250만 달러(약 8,793억 원)에 매입하면서 보유량을 2만 5,555 BTC까지 끌어올렸고, 이후 추가 매수로 총 보유량이 3만 BTC를 넘어섰다. 이는 불리시(Bullish) 등 경쟁 상장사를 제치고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게 된 배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 주가는 연중 고점인 1,930엔 대비 크게 하락한 622엔 수준에서 거래를 마감했으며, 금요일 하루 동안 7.43% 상승하긴 했지만 전반적인 하락 흐름을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다만 연초 대비 주가는 여전히 70% 상승한 상태다.

게로비치 CEO는 “펀더멘털과 주가 사이의 괴리는 투자자들에게 답답함을 안기는 요인”이라며, “이런 상황은 우리 팀과 주주, 그리고 제게도 고통스럽다. 하지만 아마존처럼 본질과 주가 사이의 괴리는 수개월 이상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회사의 장기 전략 목표가 명확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것은 바로 비트코인을 지속적으로 축적하고 그 위에 수익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다.

한편, 9월 말 비트코인 가격이 약 11만 2,000달러(약 1억 5,568만 원)까지 급락한 이후 현재는 약 12만 달러(약 1억 6,680만 원)선에서 횡보 중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 가격대가 새로운 출발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일부 기술 분석가는 지금의 상승세가 유지된다면 연내 사상 최고가 갱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