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 암호화폐 포트폴리오 편입 허용…2,780조 원 자산 운용 전략 전환

| 손정환 기자

모건스탠리의 글로벌 투자위원회(Global Investment Committee, GIC)가 암호화폐를 다중자산 포트폴리오의 일부로 편입할 수 있다고 공식 입장을 내놓으며, 전통 금융 업계 전반에 또 하나의 중대한 전환점이 마련됐다. 약 2조 달러(약 2,780조 원) 규모 자산을 관리하는 1만 6,000명의 금융 자문가와 고객들이 이 위원회의 지침을 따르는 만큼, 이번 선언은 암호화폐의 제도권 진입에 있어 사실상 사실상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위원회는 암호화폐가 이제 충분한 대중성과 시장 영향력을 확보했다며, 금융 자문가들이 디지털 자산에 대해 선택적으로 포트폴리오에 포함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직접적인 암호화폐 매수보다는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간접 투자를 보다 바람직한 방식으로 추천했다. 이는 변동성이 높은 암호화폐의 특성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비트와이즈(Bitwise)의 헌터 호슬리(Hunter Horsley) CEO는 "이러한 GIC의 판단은 단순한 ‘호재’를 넘어 암호화폐가 주류 자산군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명확한 신호"라고 평가했다. 이어 애스토리아 포트폴리오 어드바이저스(Astoria Portfolio Advisors)의 창립자인 존 데이비스(John Davi) 역시 "위원회 구성원들이 이처럼 확고한 신념을 내비친 건 매우 극적이며, 크립토 업계에는 강력한 지지 신호"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낙관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위원회는 암호화폐 투자는 ‘고유의 리스크’를 동반하며, 특히 심각한 가격 변동성이 내재돼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가장 보수적인 투자 성향을 지닌 고객군, 즉 '자산 보존' 및 '수익 창출' 프로필은 암호화폐에 대한 노출을 제로(0)로 유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반면, '기회 성장(Opportunistic Growth)'이라는 공격적 투자 성향만이 전체 자산의 약 4%까지 암호화폐에 투자할 수 있는 것으로 제한했다.

이번 발표는 암호화폐 시장과 전통 금융이 보다 밀접하게 연결되는 흐름 속에서,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제도권 편입이라는 양대 목표를 동시에 충족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특히 대규모 자산을 운용하는 기관들이 암호화폐를 고려하기 시작하면서, 이를 기반으로 한 ETF나 파생상품 시장도 더욱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결국 모건스탠리의 이번 행보는 디지털 자산이 단순한 투기 수단이 아니라 장기 투자 전략의 일부로서 공식 인정받는 흐름에 깊이를 더했다. 전통 금융계 거물들이 점차 암호화폐 시장에 발을 들임에 따라, 향후 자산 운용 업계 전반에 걸쳐 암호화폐가 기초 포트폴리오 구성 요소로 자리 잡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