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상승에 웃은 스트래터지, 보유 자산 평가이익 5,421억 원 기록

| 민태윤 기자

마이클 세일러가 이끄는 전략 벤처 기업 ‘스트래터지(Strategy)’가 지난 3분기 자사의 비트코인(BTC) 보유 자산에서만 약 5,421억 원(3억 9,000만 달러)의 공정 가치 평가 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새로운 비트코인 매입 없이 이뤄진 성과로, 비트코인 가격 상승이 자산 평가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를 보여준다.

미국 금융감독당국(SEC)에 제출된 보고서에 따르면, 스트래터지는 3분기 마지막 시점까지 총 64만 31 BTC를 평균 매입 단가 약 7만 4,000달러(약 1억 287만 원)에 보유하고 있었다. 해당 기간 동안 비트코인 시장 가격이 11만 4,000달러(약 1억 5,846만 원)를 넘어서자, 이 보유량의 공정 가치는 약 10조 1,470억 원(약 73억 달러)로 치솟았다. 그러면서도 스트래터지는 직전 주에는 비트코인을 추가 매입하지 않았다고 명확히 밝혔다.

그러나 이 엄청난 수익 뒤엔 여전히 커다란 리스크가 도사리고 있다. 보고서에서는 비트코인의 극심한 변동성을 핵심 리스크로 지목하며, 과거 1년간 비트코인이 6만 달러(약 8,340만 원)에서 12만 달러(약 1억 6,680만 원)까지 널뛰는 시장 흐름을 따라잡는 것 자체가 큰 도전이라고 평가했다.

더욱이 대부분의 자산이 비트코인에 집중된 구조 탓에, 시장 급락 시 상당한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유동성 확보, 부채 상환, 배당금 지급 등 자금 집행이 필요할 경우 비트코인을 원가 이하로 처분해야 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스트래터지는 현재 약 11조 1,200억 원(80억 달러) 이상의 부채를 떠안고 있으며, 매년 수백억 원 규모의 배당금도 발생한다. 이에 따라 안정적인 자금 조달과 비트코인 시장의 지속적인 강세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한편, 이번 분기 동안 스트래터지는 약 6조 9,500억 원(50억 달러) 규모의 신규 자본을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비트코인 중심 전략을 계속 유지하려는 강력한 의지를 방증하지만, 반대로 비트코인 가격 하락 시 기업 전반에 미칠 충격 또한 커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번 실적 발표에서 드러난 ‘판매 없이 창출된 4조 원 규모의 평가 이익’이라는 성과는 인상적이지만, 그 이면에 깔린 시장 리스크와 재정 불안 요소는 투자자들이 간과해서는 안 될 중요한 지점이다. 비트코인 중심 전략이 가져올 미래는 여전히 불확실성을 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