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 기관투자 자금 3,050억 원 유입…ETF 승인 기대에 '핵심 자산' 부상

| 손정환 기자

XRP가 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서 급부상하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마감이 11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XRP 투자상품으로의 유입액이 주간 기준 235% 급증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대형 암호화폐인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에 이어 XRP가 제3의 주요 투자 자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디지털 자산 운용사 코인셰어스(CoinShares)가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XRP 관련 투자상품은 최근 1주일 동안 총 2억 1,940만 달러(약 3,050억 원)의 자금이 유입되며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전체 디지털 자산 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59억 5,000만 달러(약 8조 2,755억 원)에 달했으며, 이는 디지털 자산 투자 역사상 유례없는 규모다.

이 같은 급등세는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금리 인하와 악화된 고용지표, 그리고 워싱턴의 재정 예산 관련 불확실성 등 전통 금융시장에 드리운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코인셰어스 소속 애널리스트 제임스 버터필(James Butterfill)은 "이러한 매크로 변수로 인해 위험 헤지 또는 시장 베타 확보 수단으로 암호화폐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전체 암호화폐 투자상품의 운용자산 규모는 2,540억 달러(약 35조 3,060억 원)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XRP 대규모 유입의 시점이 ETF 승인 여부를 앞둔 시기와 절묘하게 맞물리며 주목받고 있다. 이달 중 SEC는 그레이스케일·21셰어스·비트와이즈·코인셰어스·캐너리 캐피털·위즈덤트리 등 주요 자산운용사가 제출한 현물 XRP ETF 신청서에 대해 심사를 마무리한다. 업계에서는 10월 18~24일을 핵심 결정 기간으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의 ETF 전문 애널리스트 에릭 발츄나스(Eric Balchunas)는 XRP ETF 승인 가능성을 "사실상 100%"로 평가했고, 리플 CEO 또한 "승인은 시간문제"라고 발언하며 시장 기대감을 키웠다. 실제 이미 출시된 XRP 기반 상장 투자상품(ETP)으로의 자금 유입 증가가 이 같은 기대감을 방증한다는 분석이다.

이번 결정은 XRP의 미래를 넘어 암호화폐 시장 전반의 제도권 편입 속도를 가늠할 수 있는 분기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승인이 이뤄질 경우 XRP는 비트코인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본격적으로 기관 자금을 끌어들이는 ‘핵심자산’으로 재편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