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격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이른바 '디지털 금'에 대한 투자자 신뢰가 다시 한번 확인되고 있다. 글로벌 경제의 불안정성이 심화하는 상황 속에서 대체 자산에 대한 선호가 뚜렷해지고 있는 것이 주된 배경이다.
현지시간 10월 6일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오후 1시 20분 기준 24시간 전보다 2.26% 오른 12만5,926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전날 기록한 12만5천달러 수준의 종전 최고가를 다시 경신한 수치로, 본격적인 상승세가 증시 개장과 함께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비트코인이 인플레이션과 통화가치 하락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비트코인의 급등 배경으로 전 세계적으로 확산 중인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 흐름을 주목하고 있다.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는 달러화, 엔화, 유로화와 같은 전통적인 법정통화의 구매력이 약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금, 은, 가상화폐 등 대체 자산에 투자하는 움직임을 의미한다. 최근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들의 막대한 부채 증가와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주요 금융통화의 가치가 흔들리고 있으며, 이로 인한 불안 심리가 자산 다변화를 부채질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엔화 가치가 최근 급락했다.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극심한 경기부양 기조를 유지해온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이 차기 총리로 유력시되면서, 아베노믹스(일본의 전통적인 고강도 경기부양 정책) 부활 기대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에서는 연방정부 셧다운 상황이 지속되며 달러화에 하락 압력이 가중되고 있고, 유로화도 프랑스의 정치적 불안 요인으로 인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주요국 통화에 대한 신뢰가 상대적으로 낮아지면서 금과 가상화폐 등 실물 기반 또는 희소성이 있는 자산으로 시선이 옮겨가고 있다. 실제로 금값도 이날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으며, 이더리움 역시 4% 넘게 상승해 4,723달러 수준에서 거래됐다. 비트코인은 초기 투기적 자산이라는 평가를 넘어, 이제는 금과 더불어 안전자산으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주요국의 부채 부담과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는 한, 투자자들은 신흥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비트코인이 점점 제도권 내 금융 상품으로 편입되고 있는 상황에서, ‘디지털 금’에 대한 관심 역시 장기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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