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과 연관된 밈코인 '오피셜 트럼프(TRUMP)'를 발행한 미국 기업이 토큰 시장의 급락에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섰다. 파이트파이트파이트(Fight Fight Fight LLC)는 신규 프로젝트 ‘디지털 자산 국부펀드(Digital Asset Treasury, DAT)’ 구축을 위해 최소 2억 달러(약 2,780억 원)를 모금 중이라고 밝혔다. 이 펀드는 향후 TRUMP 토큰을 공개 시장에서 매입함으로써 가치 하락 압력을 방어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본 프로젝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사업 파트너인 빌 잰커(Bill Zanker)가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번 모금 목표는 최대 10억 달러(약 1조 3,900억 원)까지 확대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TRUMP 토큰의 가격 안정화를 위한 핵심 수단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TRUMP 토큰은 올해 초 출시 직후 급등하며 최고가 73.43달러(약 10만 2,063원)를 기록했지만, 현재는 7.56달러(약 1만 504원) 수준으로 약 89% 가까이 폭락한 상태다. 지난 한 주 기준 소폭 반등하며 3%가량 상승했지만, 월간 기준으로는 여전히 11%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측은 이미 지난 5월 토큰 주요 보유자들과의 고급 만찬 등 관심을 끌기 위한 캠페인을 진행한 바 있으며, 당시에는 단기적으로 가격이 반등하기도 했다. 그러나 TRUMP 지갑 출시 계획은 다른 트럼프 계열 암호화폐 업체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orld Liberty Financial)과의 이견으로 인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유통되고 있는 TRUMP의 공급량은 전체 발행량 10억 개 중 약 35%에 불과하다. 분석업체 메사리(Messari)는 이 중 상당수가 트럼프 측 관계자들이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 몇 달간 매주 신규 물량이 시장에 유입되면서 매도 압력을 확대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구축 중인 디지털 자산 국부펀드는 이러한 매물 압력을 상쇄하는 차원에서 가격 버팀목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번 자금조달은 트럼프 일가가 암호화폐 자산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는 흐름과도 맞물린다. 앞서 보도된 바에 따르면, 트럼프 가문의 명목 순자산에서 암호화폐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WLFI 토큰과 TRUMP 토큰의 지분 가치가 이를 끌어올리고 있다. WLFI는 한때 60억 달러(약 8조 3,400억 원) 이상의 가치를 평가받기도 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한 직접적인 수익과의 거리를 두려는 입장을 보여왔다. 지난 5월 NBC 뉴스 인터뷰에서 그는 “이 자산에 대해 들여다본 적도 없다”고 밝혔지만, 이후 온체인 데이터 분석 결과에서는 그의 측근으로 추정되는 지갑에서 거래소로의 대규모 TRUMP 이체 정황이 포착돼 논란을 낳았다. 이는 실질적인 매도였을 가능성을 암시한다.
트럼프 코인에 대한 해석과 입장 차이가 이어지는 가운데, 디지털 자산을 안정화하려는 이번 기획은 단기적인 가격 방어를 넘어, 정치 브랜드 기반 암호화폐의 생존 가능성을 시험하는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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