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상장 알파(AB) 토큰, 2분 만에 99% 폭락…'고래 매도·스마트컨트랙트 오류' 가능성 제기

| 손정환 기자

바이낸스에서 새롭게 상장된 알파(Alpha) 토큰이 단 몇 초 만에 99% 가까이 폭락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번 사태는 가격 조작 가능성, 유동성 부족, 스마트 컨트랙트 변수 등 여러 원인이 혼재돼 있으며, 특히 특정 주소에 보유 물량이 과도하게 집중된 점이 투자자들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문제가 발생한 시점은 10월 9일 새벽으로, 알파(AB) 토큰은 불과 2분 만에 0.0083달러(약 11.5원)에서 0.0000051달러(약 0.007원)로 폭락한 뒤, 현재 0.00151달러(약 2.1원)선까지 다소 회복된 상태다. 하지만 여전히 그날 하루 동안 기준으로 80% 이상 급락한 셈으로, 주요 중앙화 거래소 상장 토큰 중 올해 들어 최악의 급락 사례로 꼽힌다.

시장 데이터에 따르면 단기간에 거래량이 급증하며 약 573,000개의 토큰이 순식간에 매매됐다. 거래량 기준으로는 약 500만 달러(약 69억 5,000만 원) 규모에 이른다. 그러나 유동성은 여전히 217만 달러(약 30억 1,000만 원) 수준에 불과하며, 시가총액 역시 약 9,300만 달러(약 1,291억 7,000만 원)로 낮은 편이다. 특히 상위 10개 주소가 전체 물량의 97%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유사시 특정 지갑 하나의 이동만으로도 시장 전체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는 구조임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이번 급등락의 원인으로 '고래 매도나 내부 전송 오류', 스마트 계약 오류, 오라클 가격 피딩 오류, 그리고 유동성 공급자 이탈 가능성 등을 지목하고 있다. 특히 거래량이 집중된 시간대에 유동성 풀 일부가 빠지면서 ‘슬리피지(Slippage)’가 극대화된 결과 대규모 가격 붕괴가 발생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자동화된 알고리즘이 잘못된 가격 정보를 반영하며 손절매나 청산을 유도했을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바이낸스 측은 현재까지 별도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으며, 토큰 가격의 회복 여부도 당장 예측하기 어렵다. 다만 토큰 보유 구조의 편중성, 그리고 스마트 컨트랙트 보안 여부에 대한 추후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신규 토큰임에도 불구하고 검증되지 않은 프로젝트에 대규모 투자금이 쏠릴 경우, 이번 알파 사례처럼 시장이 극도의 변동성을 겪게 될 수 있음을 경고하는 신호탄이 됐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바이낸스 내 상장 기준과 자체 검증 시스템에 대한 개선 논의가 일 것으로 보고 있으며, 유사 사례 재발 방지를 위한 오라클 성능 개선과 알고리즘 보완 필요성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해당 토큰에 대해 높은 주의가 요구되며, 충분한 정보 확인 전에 진입을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