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ETP, 상반기에만 67조 원 유입…역대 최고치 경신

| 서지우 기자

전 세계 암호화폐 투자 상품으로의 자금 유입이 올해 들어 역대 최고 기록을 다시 썼다. 올 들어 유입된 자금이 이미 2024년 전체 유입액을 넘어섰다.

코인셰어스(CoinShares) 리서치 책임자 제임스 버터필(James Butterfill)에 따르면, 2025년 현재까지 전 세계 암호화폐 상장지수상품(ETP)에 유입된 자금은 약 486억 7,000만 달러(약 67조 6,673억 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연간 유입액인 약 442억 달러(약 61조 4,380억 원)를 이미 초과한 수치다. 그는 6일 자신의 X 계정을 통해 이 같은 수치를 직접 공개했다.

2024년 가파른 자금 유입은 미국에서 현물 암호화폐 ETF의 역사적 승인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 흐름은 2025년 들어서도 매주 기록을 갈아치우며 이어지고 있다. 지난주에는 ETP로 유입된 금액만 59억 5,000만 달러(약 8조 2,755억 원)에 달했고, 특히 비트코인(BTC) 기반 상품으로만 36억 달러(약 5조 40억 원)가 들어오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비트코인 관련 ETP는 여전히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전체 유입액의 62%에 해당하는 약 300억 달러(약 41조 7,000억 원)가 비트코인 펀드에 모이면서, 비트코인의 압도적 존재감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난해와 비교하면 비트코인의 점유율은 다소 줄어든 셈이다. 2024년에는 전체 유입의 86%에 해당하는 380억 달러(약 52조 8,200억 원)가 비트코인 펀드로 유입됐었다.

이 같은 트렌드는 ETF를 기반으로 한 암호화폐 투자 상품의 저변이 넓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투자자들은 비트코인 외에도 점차 다양한 코인으로 관심을 확장하고 있으며, 특히 미국 금융 시장이 제공하는 제도권 내 투자 수단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된다.

올해 상반기만에 지난해 전체를 상회한 유입 규모는 암호화폐 시장의 제도화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음을 웅변한다. 전문가들은 2025년 남은 기간 동안 각국 규제 환경과 미국 대선 결과, 특히 트럼프 대통령 재선 여부가 앞으로의 흐름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