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테이블코인 거래, 6개월 새 80% 급감…하루 평균 2천억 원대 '뚝'

| 연합뉴스

국내에서 스테이블코인 거래가 둔화하면서, 올해 6월에는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2천억 원대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정점을 찍었던 거래 규모에서 상당한 하락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1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실이 한국은행 자료를 통해 공개한 바에 따르면, 2024년 6월 기준 국내 스테이블코인 거래대금은 하루 평균 2천380억 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은 국내 5대 가상자산거래소(업비트, 빗썸, 코빗, 코인원, 고팍스)에서 거래된 주요 달러화 연동 스테이블코인인 테더(USDT), USD코인(USDC), 그리고 USDS의 거래 내역을 기준으로 분석을 진행했다.

지난해 7월에 1천741억 원이었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해를 넘기며 큰 폭으로 증가해, 같은 해 12월에는 1조229억 원까지 상승한 바 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상승세가 꺾이며 1월에는 9천238억 원, 2월에는 8천794억 원으로 거래가 감소했고, 3월부터 5월까지는 3천억 원대로 하락했다. 이후 6월에는 2천억 원대로 추가 하락한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가상자산 전반의 시장 위축과도 연관이 있다. 한국은행은 최근 발표한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가상자산 시장 둔화가 스테이블코인 거래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내 전체 가상자산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해 12월 17조1천억 원이었던 데 비해, 올해 6월에는 3조2천억 원으로 급감했다. 같은 시기 가상자산 보유총액도 121조8천억 원에서 89조2천억 원으로 줄었다.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달러와 같은 법정통화에 가치를 연동시킨 가상화폐로, 일반적으로 높은 가격 변동성을 지닌 다른 암호자산과 달리 안정성이 강조된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가격 이동 없이 자산을 교환하거나, 일시적으로 자산을 저장할 때 활용된다. 하지만 익명성, 탈중앙성 등의 특성으로 인해 탈중앙화 거래소(DEX)나 개인 간 거래(P2P) 등 공식 집계에 잡히지 않는 거래도 많아, 실제 시장 규모와 흐름을 정확히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따른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스테이블코인의 세계적 유통 흐름을 추적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지난 7월 IMF의 마르코 로이터 이코노미스트는 인공지능(AI)과 기계학습(머신러닝)을 활용해 전 세계 스테이블코인 거래의 지리적 분포를 추정했는데, 그 결과 북미가 4천450억 달러로 가장 많았고, 아시아·태평양(4천260억 달러), 유럽(3천340억 달러), 아프리카·중동(2천억 달러), 라틴아메리카·카리브해 지역(1천560억 달러)이 뒤를 이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글로벌 정책당국의 규제 움직임, 가상자산 시장 회복 여부, 투자환경 변화 등에 따라 다시 움직일 수 있다. 국내에서도 향후 스테이블코인 관련 제도 정비와 규제 논의가 본격화될 경우 시장 반응에 중요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