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0일, 비트코인·이더리움 옵션 5조 원 규모 만기…가격 변동성 확대 촉각

| 손정환 기자

10월 10일(현지시간), 약 5조 3,450억 원(약 38,660개 비트코인 옵션과 21만 7,000개 이더리움 옵션)의 대규모 암호화폐 옵션 계약이 만기된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만기 이벤트가 과연 가격 변동성을 유발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비트코인(BTC) 옵션 만기 물량은 약 4조 6,500억 원(약 43억 달러) 규모에 달하며, 이더리움(ETH) 옵션은 약 1조 3,070억 원(약 9억 4,000만 달러) 수준이다. 주요 파생상품 거래소 데리빗(Deribit)에 따르면, 비트코인 옵션의 풋/콜 비율이 1.1로 나타나 약간 더 많은 매도 포지션이 청산을 앞둔 상황이다. 반면, 이더리움은 0.9로 다소 강세 흐름을 예고하고 있다.

이번 만기의 ‘고통의 가격(Max Pain)’은 비트코인 기준으로 약 1억 6,240만 원(117,000달러), 이더리움 기준으로 약 611만 원(4,400달러)로 설정됐다. 이는 옵션 매수자보다 매도자에게 더 유리한 가격 구간으로 해석된다. 현재 비트코인은 1억 6,800만 원(약 121,000달러) 선에서 거래되며 고점 대비 약 4% 하락한 상태다. 이에 따라 트레이더들은 1억 6,700만 원(약 120,000달러) 수준에서 지지선을 확인하고 있다.

시장에서 주목해야 할 또 다른 수치는 미결제 약정(Open Interest)이다. 데리빗에서는 1억 9,460만 원(140,000달러) 행사가에만 약 3조 3,360억 원(24억 달러) 규모의 옵션이 집중돼 있으며, 1억 6,700만 원(120,000달러), 1억 7,380만 원(125,000달러), 1억 8,060만 원(130,000달러) 구간에도 각각 2조 7,800억 원 이상(20억 달러 이상)의 물량이 몰려 있다. 반면 공매도 세력은 1억 5,290만 원(110,000달러) 정도에 적지 않은 포지션을 설정해둔 상태다.

Coinglass 데이터를 보면 전체 비트코인 옵션 미결제 약정 규모는 현재 약 83조 4,000억 원(60억 달러)에 달하며, 이는 사상 최고 수준에 근접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이더리움의 옵션 미결제 약정은 약 22조 2,400억 원(16억 달러) 정도로 추산된다.

Glassnode는 최근 시장 분석에서 "옵션 시장의 암묵적 변동성이 다시 높아졌고, 강세 콜옵션 포지셔닝이 과도하게 몰리기 시작했다"고 경고했다. 이어 "상승 모멘텀이 살아 있는 것은 맞지만, 강세 쏠림이 오히려 시장 불안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과 달러 약세 흐름 속에서도 암호화폐 시장은 단기적으로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약 5,887조 원(4조 2,300억 달러) 수준을 유지 중이다. 다만 알트코인 전반이 약세를 보이며, 기술적 조정이 시작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대규모 옵션 만기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에 단기적 압력을 줄 가능성은 있으나, 시장 전반의 흐름이 횡보 장세를 지속하고 있어 극단적인 변동성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 다만 옵션 만기일 특성상 변동성이 확대될 여지는 상존하는 만큼, 단기 매매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