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전략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금융 기관들이 최근 주목하기 시작한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debasement trade)’가 금과 비트코인(BTC) 같은 대체 자산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이 전략은 중앙은행의 과도한 통화 발행이 법정통화의 구매력을 약화시킨다는 전제 아래 설계됐으며, 장기적으로는 가치 저장 수단으로 간주되는 자산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앤서니 폼플리아노(Anthony Pompliano)는 최근 팟캐스트에서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는 기관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구명줄’이 되고 있다"며 "이제 누구도 돈을 찍어내는 장치를 멈출 수 없다는 현실을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비트코인과 금 투자자들이 수년간 강조해온 이 테제가 이제서야 기관의 전략 지형으로 편입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폼플리아노는 “이제는 더 이상 논쟁조차 없는 주제”라며 “달러와 국채의 미래가 불확실해지는 상황에서 비트코인과 금은 명확한 수혜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금은 올해 들어서만 50% 상승했으며, 비트코인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는 단기적인 수익보다는 장기적인 가치 보존에 초점을 맞춘 투자 방식이다. 시장에서는 이미 금과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한 포트폴리오 재편성이 관측되고 있다. ProCap BTC의 최고 투자책임자 제프 박(Jeff Park)은 “우리는 그간 프라이빗 자산관리사와 재무 설계사들이 포트폴리오 안에 비트코인을 적극 배분하길 바래왔다”며, “실제 이 같은 변화가 가시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비트와이즈(Bitwise) 최고 투자책임자 맷 후건(Matt Hougan)은 이 전략을 금융계의 ‘암흑물질’에 비유하며, “직접적으로 보이진 않지만 모든 것을 관통하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가 금융 시장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시사한 표현이다.
브라이언 큐벨리스(Brian Cubellis) 온램프(Onramp) 최고 전략책임자 또한, “적자가 폭증하고 부채는 쌓이는 반면 통화정책은 실질금리를 억제하고 있다”며, “통화 가치 희석을 우려하는 투자자들이 변화 없는 기준점을 찾고 있으며, 그 해답이 금과 비트코인으로 모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기관 자금 유입이 역대급 규모로 이어지면서 비트코인의 가치가 재조명받고 있다. 이는 단순한 수익 추구가 아닌 화폐 가치에 대한 구조적 리스크 회피 전략으로 해석된다.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는 빠르게 ‘핵심 투자 프레임’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암호화폐 시장의 주류화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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