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 하루 평균 695억 원 매도 압력…고래 이탈에 하락세 가속

| 손정환 기자

XRP 고래 투자자들이 지속적으로 대규모 매도에 나서며 토큰 가격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30일간 대형 지갑에서 하루 평균 약 5,000만 달러(약 695억 원) 상당의 XRP가 시장에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분석가 JA 마르툰(JA Maartunn)은 10일 X(구 트위터)를 통해 이 같은 거래내역을 공개하며, 최근 XRP 대규모 매도는 고래 투자자들의 지속적인 이탈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리테일 투자자들의 공포 심리 확대와 맞물리며 가격 반등 여지를 위축시키고 있다.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샌티멘트(Santiment)에 따르면 XRP에 대한 투자자 심리는 올 들어 최저 수준이다.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관세 정책 여파로 크립토 시장 전반이 흔들린 시점과 유사한 약세 심리가 다시 강해지는 흐름이다.

XRP는 최근 1주일간 약 7%, 지난 한 달 기준 약 4.7% 하락해 현재 2.82달러(약 3,920원) 수준에서 거래 중이다. 이는 지난 7월 기록한 고점인 3.65달러(약 5,074원) 대비 약 22% 낮은 수준이다. 거래 범위는 최근 24시간 동안 2.78~2.84달러(약 3,862~3,948원) 사이에서 제한적으로 움직이며 단기 박스권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 기술적 분석가는 여전히 낙관론을 유지하고 있다. 암호화폐 애널리스트 EGRAG 크립토는 10일 “매우 강세적인 흐름”이라 평가하며, XRP가 4달러(약 5,560원) 상단에서 마감할 경우 다음 상승 구간으로 진입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또 다른 분석가들은 3달러(약 4,170원) 지지선 붕괴 가능성을 우려하며 가격 하락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경고했다.

중장기적으로 XRP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분석도 있다. 샌티멘트는 과거 사례를 인용해 리테일 투자자의 공포 지수가 고조될 때마다 저점 형성이 이뤄졌다는 점을 강조했으며, 플레어(Flare) 네트워크 내 XRP 활용도 증가와 FAssets 프로토콜 출시에 힘입어 XRP 기반 디파이 생태계도 확장되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 전문가들은 고래 매도세가 진정되고 3달러 수준이 지켜질 경우, XRP가 4~4.5달러(약 5,560~6,255원) 저항선까지 상승세를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