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달러 강세에 하락 압력…“과열 아냐, 중립→강세 전환 기대”

| 손정환 기자

미국 달러의 강세가 글로벌 유동성을 압박하면서 비트코인(BTC) 등 위험자산 전반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 지난주 초 사상 최고치인 12만 6,000달러(약 1억 7,514만 원)를 기록한 비트코인은 이번 주 들어 12만 1,000달러(약 1억 6,819만 원) 선까지 밀려났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번 하락이 암호화폐 자체의 약세보다는 매크로 경제 요인의 영향이 더 크다고 진단하고 있다.

시장 분석가 제이미 쿠츠(Jamie Coutts)는 “비트코인의 조정은 수수께끼가 아니다. 전적으로 거시경제 흐름의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는 최근 미국 달러 인덱스(DXY)가 수십 년 만에 가장 가파르게 하락했던 흐름에서 반등하며 다시 100~101선에 접근했다고 지적했다. 달러가 강세로 전환되면, 전 세계적인 자금 흐름에 제동이 걸리면서 위험자산인 비트코인의 매수 심리도 위축된다.

실제로 유동성 데이터를 보면, 이러한 연결고리가 뚜렷하다. 크립토퀀트(CryptoQuant)의 분석가 아라브 체인은 10월 9일 기준 바이낸스의 오픈 이자(Open Interest)가 종전 150억 7,000만 달러(약 20조 9,473억 원)에서 138억 8,000만 달러(약 19조 3,432억 원)로 7.9% 급감했다고 밝혔다. 이는 트레이더들이 레버리지 포지션을 축소하며 보수적인 전략으로 선회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통상적으로 이러한 레버리지 감소는 단기 조정 또는 가격 안정화 구간을 예고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지역별 유동성 흐름과 외환 프리미엄 지표도 시장 방향성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크립토퀀트는 지난달 말 보고서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아시아와 미국 시장 간 유동성 이동에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코인베이스 프리미엄 인덱스는 미국과 아시아 간 가격차를 측정하는 지표로, 현재 소폭 플러스를 유지하고 있어 여전히 기관 수요가 존재함을 시사한다. 반면, 한국의 김치 프리미엄은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어 개미 투자자들의 활력이 다소 떨어진 상태다.

또한 온체인 지표상으로도 과매수나 과매도 신호는 보이지 않는다. 시장 분석가 액셀 앨들러 주니어(Axel Adler Jr.)는 최근 X(구 트위터)를 통해 퓨엘 멀티플(Puell Multiple) 지수가 1.1을 기록했다고 알렸다. 이는 비트코인이 평균 이상 수익을 내고 있으나, 아직 고점 구간에 도달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그는 “현재는 항복 위험도 없고, 과열도 아니다”라며 “전체적으로는 중립에서 강세로 기울고 있다”고 평가했다.

현재 비트코인은 12만 1,422달러(약 1억 6,871만 원)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24시간 전 대비 0.4% 하락했지만 1주일 기준으로는 1.2%, 1년 기준으로는 무려 99% 상승한 상태다. 이처럼 단기 조정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향후 전망은 낙관적이다. 쿠츠를 비롯한 다수의 전문가들은 유동성 회복과 경기 확장 흐름이 오는 2026년 중반까지 비트코인을 포함한 위험자산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