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 결제량 역대 최대 기록에도…가격 반등은 실패, 시장 냉담

| 손정환 기자

XRP가 최근 온체인 결제량 급증이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가격 반등에는 실패했다. 데이터를 보면 XRP의 결제 규모는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거래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투자 심리는 여전히 위축된 상태다.

지난 10월 11일 XRP 레저(XRP Ledger)의 결제 총액은 15억 6000만 XRP를 돌파하며 2025년 들어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이는 시가 기준으로 약 9,828억 원(현재 시세 기준 1 XRP = 0.41달러, 1달러 = 1,390원) 규모다. 하지만 이 같은 활동 증가는 실질적인 수요 유입보다는 시스템 내부에서 발생한 자동 거래나 네트워크 리밸런싱에 따른 움직임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XRP 분석 플랫폼 XRPL 대시보드에 따르면, 최근의 결제량 증가는 일반 거래자나 기관 유입이 아닌 네트워크상의 구조적 요인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자동화된 내부 전송이나 시스템 유지 목적의 트랜잭션이 결제볼륨을 주도하고 있어, 이 같은 수치가 실제 사용성 확대로 이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거시경제 변수도 XRP의 반등을 가로막는 요인이다. 미국의 관세 전쟁 심화 등 긴장감이 증시 전반에 퍼지며 암호화폐 시장도 직격탄을 맞았다. XRP는 최근 200일 이동평균선을 하회했으며, 기술 지표인 RSI는 28 수준까지 하락해 심각한 ‘과매도’ 구간에 진입했다. 이 같은 수치는 투자자들의 신뢰가 크게 약화된 상황임을 보여준다.

시장 내에서는 이 같은 하락세가 단순한 하락이 아닌 ‘공황성 매도’에 가까운 움직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트레이딩 플랫폼들에서 포착된 거래량 프로파일에 따르면, 주요 매물대가 속절없이 무너지며 대규모 청산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신규 매수세는 거의 유입되지 않고 있어, XRP 보유자들이 처한 심리 상태는 상당히 위축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XRP의 온체인 활동이 정점을 찍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격과 거래 구조는 이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외부 수요나 실제 결제 활용성 증가가 동반되지 않는 한, 이러한 네트워크 기반 강세는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평가다.

요약하자면, XRP는 체인 상에서는 비상하고 있지만, 시장 반응은 여전히 바닥권에 머물고 있다. ‘보여주기식 성과’만으로는 시장의 신뢰를 되찾기에 역부족이라는 현실이 드러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