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묵은 비트코인($BTC), 462억 원어치 바이낸스 이체…시장 긴장 고조

| 손정환 기자

13년간 잠자던 비트코인(BTC) 고래 한 명이 최근 깨어났다. 그가 보유한 물량은 과거 마운트곡스(Mt.Gox) 거래소에서 적은 금액으로 매입된 것으로, 현재 가치는 원금 대비 무려 41만6000%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고래는 최근 보유 중이던 300 BTC(약 462억 원)를 바이낸스로 이체하면서 시장에 강한 충격을 안겼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룩온체인(Lookonchain)에 따르면, 해당 고래는 약 13년 전 개당 가격이 11달러(약 1만 529원)일 때 비트코인을 구매했고, 그 당시 총 투자금액은 8,151달러(약 1,133만 원)에 불과했다. 현재 전송된 300 BTC 외에도 아직 지갑에는 590 BTC(약 909억 원)에 이르는 대규모 잔고가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단순한 지갑 이동이 아닌 실제 매도 가능성을 높이는 조치로 해석된다.

이 고래의 최근 활동은 비단 한 차례 이체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해에도 그는 159 BTC(약 245억 원)를 신규 지갑으로 분산한 이력이 있으며, 당시에는 전송 이후 추가 행동 없이 보유만 지속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바이낸스 거래소 지갑으로 직접 코인을 전송한 만큼, ‘매도 버튼’에 손을 댈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움직임이 매우 민감한 시기에 발생했다는 점이다. 최근 비트코인 시장은 10만 600달러(약 1억 4,033만 원)까지 급락한 후 11만 1,900달러(약 1억 5,544만 원) 선으로 반등하는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최소 160억 달러(약 22조 2,400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레버리지 포지션이 청산되며 거래자들은 큰 손실을 입었다.

이런 혼란 속에서 등장한 장기 보유자의 물량은 단지 개인의 매도 이슈를 넘어서, 블록체인 속 깊숙이 잠들어 있던 공급 물량의 존재를 재차 확인시킨 것이다. 아직 매도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이 같은 움직임 자체만으로도 투자자들에게는 충분히 부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오랜 시간 침묵하던 고래의 등장은 시장 구조 전체를 긴장시키는 요인이다. 장기 보유 물량은 통상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그 일부분이라도 유통될 경우 유통량 변동에 민감한 현재 시장에서는 가격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번 사례는 다시 한 번, 블록체인에 기록된 오래된 코인들이 언제든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경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