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사상 첫 2만 달러 데일리 낙폭…파생시장서 110억 달러 청산

| 손정환 기자

비트코인(BTC)이 주말 급락 속에서 전례 없는 기록을 남겼다. 사상 처음으로 하루 기준 2만 달러 이상 하락하는 ‘데일리 캔들’이 생성된 것. 국내 기준으로는 약 2,780만 원에 달하는 낙폭으로, 암호화폐 시장의 급격한 조정 국면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이번 변동성은 지난 10월 11일(현지시간), 비트코인이 고점 12만 2,600달러(약 1억 7,029만 원)에서 단숨에 10만 7,000달러(약 1억 4,873만 원)까지 떨어지며 촉발됐다. 그 여파는 이튿날까지 이어졌고, 비트코인은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거듭하며 시장에 긴장감을 높였다.

코인글래스(CoinGlass)에 따르면, 이번 하락으로 인해 전체 암호화폐 시장에서 단 하루 동안 청산된 금액만 193억 6,000만 달러(약 26조 9,004억 원)에 달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의 디지털 자산 청산 이벤트로 기록되며, 시장의 과잉 레버리지가 대규모 손실로 이어졌음을 나타낸다.

파생상품 시장에서도 이례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온체인 데이터 플랫폼 글래스노드(Glassnode)는 비트코인 선물시장(Open Interest)에서 단일 일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인 110억 달러(약 15조 2,900억 원) 이상의 청산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 같은 자료는 투자자들이 레버리지 비중을 급격히 줄이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당분간 투자자들의 시선은 비트코인 심리적 지지선인 10만 달러(약 1억 3,900만 원) 근처로 쏠릴 전망이다. 현 시점에서 비트코인은 24시간 기준으로는 0.25% 하락, 주간 기준으로는 11% 가까이 조정 중이며, 중기 상승 사이클의 분수령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옵션 거래 시장에서는 11만 달러(약 1억 5,290만 원)와 10만 달러 가격대를 중심으로 ‘풋옵션(하락 베팅)’이 집중되고 있어 추가 하방 압력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상황은 3년 이상 이어진 강세장의 종지부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다만 일부 전문가는 급락 이후의 반등 가능성에 주목하며, 지나친 공포보다는 냉정한 시황 판단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트위터(X) 공식 비트코인 계정은 “사상 첫 2만 달러 데일리 캔들” 이미지를 공유하며 시장의 극심한 변동성을 상징적으로 전달했다. 투자자들은 이 같은 기록이 단순한 기술적 이슈를 넘어,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과 맞물린 리스크 요소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