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가 최근 시장 급락과 함께 일시적으로 60% 가까운 가격 하락을 기록하면서 투자자 사이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이번 급락은 단순한 기술적 요인에 그치지 않고, 리플 네트워크의 지급 결제량 급감이라는 심각한 신호와 맞물려 있어 상황의 중대성이 더욱 부각된다.
10월 초까지만 해도 XRP는 15억 개 이상의 코인이 네트워크 내에서 송금되며 왕성한 활동을 보였으나, 12일 기준 결제량은 6억 7,100만 XRP로 급속히 줄었다. 이는 지갑 간 실사용 거래가 50% 이상 증발한 것을 뜻하며, 단순한 가격 조정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인 네트워크 유동성 악화를 시사한다. 연쇄적인 결제 감소는 대체로 일정 수준 이상의 매매 대기 라인 없이 매도세가 몰리는 시점, 즉 하락장에서 거래소의 강제 청산이 밀집된 순간에 나타난다.
기술적 분석에서도 이러한 흐름은 확인된다. XRP는 최근 일봉 차트에서 장기적인 대칭형 쐐기 패턴을 돌파한 뒤, 200일 이동 평균선 근처에서 반등을 시도했지만, 50일과 100일 평균선을 지지하지 못하고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 XRP 가격은 2.06달러(약 2,863만 원) 선까지 일시 반등했지만, 당시 거래량이 급증한 배경이 매수세 유입보다는 청산에 의한 강제 거래 증가로 해석돼 상승세 지속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현재 상대강도지수(RSI)는 41 수준으로 과매도 구간엔 이르지 않았지만, 상승 추세 반전의 초기 신호 역시 뚜렷하지 않다. 이 같은 기술지표는 향후 XRP가 2.20달러(약 3,058만 원) 또는 2.40달러(약 3,335만 원) 구간을 다시 시험할 수 있음을 암시하며, 2.9~3.0달러(약 4,031만~4,170만 원) 영역을 뚫지 못할 경우 반등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하락의 핵심은 가격이 아니라 참여 지표의 붕괴라고 분석한다. XRP의 결제량은 리플 네트워크의 실질 경쟁력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인데, 이 수치가 급감했다는 것은 기관과 사용자 모두가 현재 온체인 활동을 줄이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런 상황에서 단기 상승이 나타나더라도 ‘데드캣 바운스’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향후 XRP가 다시 강세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선 유의미한 결제량 반등과 유동성 복원이 동반돼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이번 하락은 시작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투자자들은 당분간 보수적인 거래 전략과 함께 네트워크 활동 회복 여부를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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