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하루 만에 1만 달러 급락…트럼프 관세 발언에 8,757억 원 청산

| 손정환 기자

지난 주말 이어졌던 비트코인(BTC)의 상승세가 하루 만에 급락세로 전환되며 암호화폐 시장 전반이 출렁이고 있다. 비트코인을 포함한 주요 암호화폐의 급격한 하락으로 인해 약 21만 명 이상의 트레이더들이 하루 사이 포지션을 강제 청산당했고, 총 청산액은 6억 3,000만 달러(약 8,757억 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급락의 촉매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 위협 발언이었다. 해당 발언 직전 비트코인은 12만 2,000달러(약 1억 6,958만 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었으나, 트럼프의 발언 이후 빠르게 11만 달러(약 1억 5,290만 원) 아래로 하락했고, 일부 거래소에선 10만 1,000달러(약 1억 4,039만 원)까지 미끄러졌다.

급락 이후 주말 동안 비트코인은 다시 반등해 11만 6,000달러(약 1억 6,124만 원)까지 회복하는 듯했지만, 화요일 아침 매도세가 다시 급증하면서 4,000달러 이상 하락해 11만 2,000달러(약 1억 5,568만 원)선까지 밀렸다. 현재 비트코인은 이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시가총액도 2조 2,350억 달러(약 3,108조 5,000억 원)로 감소했다.

한편 이더리움(ETH)을 비롯한 알트코인들의 낙폭은 더욱 컸다. 전일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던 바이낸스코인(BNB)은 하루 만에 11% 하락하며 1,200달러(약 166만 8,000원) 수준에 근접했다. 멘틀(MNT)과 지캐시(ZEC)도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했고, 이더리움은 4% 하락한 4,000달러(약 556만 원), 리플(XRP)은 6% 하락한 2.5달러(약 3485원) 아래로 떨어졌다. 도지코인(DOGE) 역시 5.25% 하락하며 0.20달러(약 278원) 선으로 주저앉았다.

시장 전반의 하락세 속에서 비트코인의 시장 점유율은 57.5%까지 상승했다. 이는 상대적으로 비트코인의 방어력이 강했던 것을 의미하며, 알트코인의 하락폭이 더 컸음을 반영한다.

이번 변동성은 과도한 레버리지를 사용해 거래해온 투자자들에게 특히 큰 타격을 줬다. 데이터 분석 플랫폼 코인글래스(CoinGlass)에 따르면, 이번 하루 동안 21만 명 이상의 트레이더가 포지션을 청산당했으며, 그에 따른 청산금액만 6억 3,000만 달러(약 8,757억 원)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슈퍼 청산 사태가 시장에 또 다른 조정 신호가 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