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완화 시그널이 올 4분기 암호화폐 시장에 점화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최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실업률 증가 가능성을 우려하며 통화정책 정상화로의 전환을 거론한 점이 핵심 단초가 됐다. 투자자들은 이를 사실상의 긴축 중단(Quantitative Tightening, QT 종료) 선언으로 해석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지난 14일 열린 중앙은행 통화정책 회의에서 "고용 측면의 하방 위험이 커짐에 따라 통화정책에 대한 시각도 조정이 필요했다"며, 9월 회의에서 중립적 스탠스로의 추가 전환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이는 향후 금리 인하 가능성이 본격 가시화됐다는 의미로, 시장에서는 오는 10월 29일 열릴 예정인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확률을 95.7%로 평가하고 있다. 이와 함께 12월 한 차례 추가 인하 가능성도 94.8%에 달해, 연말까지 총 0.5%포인트 하락이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같은 정책 변화는 비트코인(BTC)을 포함한 암호화폐 자산군에는 뚜렷한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JP모건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이클 페롤리(Michael Feroli)는 "이번 파월 의장의 발언은 금리 인하 방향에 대한 강력한 확신을 제공하는 메시지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인플루언서 조 콘소르티(Joe Consorti)는 SNS를 통해 "비트코인은 지난 5월 이후 횡보세를 지속해왔지만, QT 종료와 기준금리의 3% 미만 하락은 상승을 뒷받침할 수 있는 상당한 모멘텀"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발언으로 연준이 보유한 9조 달러(약 1,251조 원)에서 6조 5,000억 달러(약 903조 5,000억 원)까지 축소된 연준 자산 축소 기조(QT)가 막바지에 다다른 것으로 해석된다. 암호화폐 트레이더 아서 헤이즈(Arthur Hayes)는 SNS에서 "QT는 끝났다. 이제 다 사야 한다"고 직접 언급하며 강력한 매수세를 주장했다.
다만 암호화폐 시장이 곧바로 반응하진 않았다. 지난 주말 대규모 청산 사태 이후 시장의 불안심리가 잔존하면서, 가격 회복이 제한적이라는 분위기다. 비트코인 가격은 화요일 아시아 시장에서 11만 2500달러(약 1억 5,637만 원)까지 회복했지만 곧 하락해 11만 500달러(약 1억 5,195만 원) 선에서 횡보 중이다. 이더리움(ETH) 역시 심리적 지지선이던 4,000달러(약 556만 원)를 일시적으로 하회하기도 했지만 현재는 4,120달러(약 573만 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4조 달러(약 5,560조 원) 아래로 떨어진 상태지만, 금리 및 유동성 완화가 본격화될 경우 연말을 기점으로 반등 흐름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중장기적으로는 연준의 유턴이 디지털 자산에 새로운 상승 국면을 제공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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