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B체인 해킹이 부른 밈코인 '4' 돌풍… 3,000달러가 27억 원으로

| 류하진 기자

2025년 10월 1일, 바이낸스 스마트 체인으로 알려진 BNB체인의 공식 X(구 트위터) 계정이 해킹돼 피싱 링크 유포에 이용됐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해킹 사건이 새로운 밈코인 ‘4’의 탄생으로 이어지면서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공격자가 실제로 탈취한 자금이 4,000달러(약 556만 원)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이름 붙여진 이 코인은, 장난처럼 시작됐지만 하루 만에 수백 배의 수익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경악을 자아냈다.

발단은 바이낸스 공동 창업자이자 전 최고경영자인 자오창펑(CZ)이 해킹 사건을 언급하면서였다. 그의 글이 SNS에 올라오자 일부 지갑은 이 코인을 발 빠르게 매입했고, 이후 얇은 유동성을 뚫고 자금이 집중되면서 ‘4’의 가격은 단시간에 폭등했다. 실질적인 가치나 프로젝트 목표가 전혀 없는 단순한 ‘드립’이, 무려 3,000달러(약 417만 원)를 200만 달러(약 27억 8,000만 원)로 키운 것이다.

코인의 급등 배경에는 뚜렷한 펀더멘털이 없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을 유동성이 부족한 시장에서 특정 트렌드가 수급에 밀어붙이면 생기는 착시효과라고 해석한다. 특히 CZ의 트윗 직전에 몇몇 지갑이 이미 '4'를 매수하고 있었다는 분석이 나오며, 정보의 비대칭이나 사전 인지 가능성을 둘러싼 논란도 일고 있다.

밈에서 시작된 '4'의 급등은 암호화폐 시장이 여전히 감정과 유행에 휘둘리는 생태계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일각에서는 투자 주체가 메이저 투자자가 아닌, 재치 있는 소수의 개인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프로젝트도 없고 백서도 없는데도 돈이 몰린다"는 비판이 나오는 한편, 이 같은 유머코인이 투자자들에게 여전히 일정한 매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4’의 사례는 트렌드 주도의 급등장이 언제든 반복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정보민감도와 리스크 관리 능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