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하루 만에 1만 달러 폭락…트럼프-푸틴 회담, 시장 충격 촉발

| 손정환 기자

비트코인(BTC) 가격이 하루 만에 1만 달러 넘게 급락하며 10만 9,000달러(약 1억 5,151만 원) 아래로 주저앉았다. 이 같은 하락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알려진 시점과 맞물려 있어 시장에서는 이에 대한 연관성을 주목하고 있다. 트레이더들은 단 하루 만에 약 8,340억 원에 달하는 포지션을 잃었으며, 청산된 계정만 해도 20만 개를 넘는다.

비트코인은 주간 최고가인 11만 6,000달러(약 1억 6,124만 원)에서 하락세를 이어갔다. 어제 11만 3,000달러(약 1억 5,777만 원)를 기록한 뒤 오늘 새벽 11만 달러(약 1억 5,290만 원) 선까지 조정을 받았고, 이후 일시적으로 11만 2,000달러(약 1억 5,561만 원)까지 반등했지만, 다시 한 시간도 채 안 돼 1,000달러 이상이 빠지며 10만 8,600달러(약 1억 5,090만 원)까지 떨어졌다. 일부 거래소에서는 지난 금요일 최저 10만 1,000달러(약 1억 4,029만 원) 수준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이번 하락에선 주요 알트코인들도 동반 하락했다. 특히 지캐시(ZEC)는 하루 만에 11% 급락하며 가장 큰 폭의 손실을 기록했고, 아스타(ASTER), 펌프펀(Pump.fun), 스토리(IP), 에테나(ENA) 등도 두 자릿수 하락률을 보였다. 이더리움(ETH)은 3,930달러(약 545만 원)까지 떨어졌고, 리플(XRP)은 2.40달러(약 3,336원) 아래로 밀렸다. 바이낸스코인(BNB)도 1,150달러(약 160만 원)에 근접하며 약세를 면치 못했다.

시장의 청산 규모는 6억 달러(약 8,340억 원)에 가까워졌다. 청산 데이터 플랫폼 코인글래스(CoinGlass)에 따르면, 하루 동안 청산된 트레이더 수는 약 20만 명에 달하며, 단일 거래소 기준으로는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에서 발생한 약 1,000만 달러(약 139억 원) 규모의 포지션 청산이 이번 조정에서 가장 큰 규모였다.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회담이 불확실성을 확대시킨 요소 중 하나로 지목된다. 특히 이 회담은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백악관을 방문하기 단 하루 전 이뤄진 일정이어서 지정학적 긴장을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트레이더들은 이러한 외교적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위험 회피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급락은 투자자들에게 다시 한 번 높은 레버리지 거래의 위험성을 상기시켰다. 최근 크립토 시장이 단기간 내 강한 반등과 조정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외부 변수만으로도 수억 달러 규모의 포지션이 청산되는 상황은 시장의 변동성이 여전히 극단적임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