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세무 당국이 암호화폐 투자자에 대한 감시를 대폭 강화했다. 최근 자진 신고를 유도하는 경고 서한 발송 건수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영국 정부의 디지털 자산 과세 집행이 본격 국면에 돌입한 분위기다.
영국 세무청(HM Revenue & Customs, HMRC)은 2024~2025 회계연도에 약 6만 5,000건의 경고 서한을 발송했으며, 이는 전년도 2만 7,700건에서 대폭 증가한 수치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수치는 정보자유법(Freedom of Information Act)을 통해 공개된 자료를 인용한 것이다.
이른바 ‘넛지 레터(nudge letters)’로 불리는 이 서한은 향후 본격적인 세무조사에 앞서 세금 미신고 혹은 축소 신고한 투자자들이 스스로 수정신고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사전 경고의 성격을 띈다. 최근 몇 년간 암호화폐 시장의 급격한 성장과 자산가치 상승 국면에서 투자자들의 신고 누락이 잇따르자, HMRC가 그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는 셈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최근 4년 동안 HMRC는 전체적으로 10만 건이 넘는 경고 서한을 발송했으며, 특히 가상자산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거래 증가에 비례해 관련 단속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관세청은 암호화폐 거래소와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자료 수집 범위를 넓히며 신고 누락 가능성이 있는 대상자들을 골라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은 암호화폐 과세 체계를 강화하는 흐름에 합류한 대표적 국가 중 하나로, 자산 매각 이익에 대한 자본이득세와 일정 기준 이상의 보유 자산에 대한 신고 의무를 도입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조치가 글로벌 세무 당국의 공통된 기조와 맞닿아 있다며, 각국이 암호화폐 익명성과 규제 공백을 메우기 위해 보다 정교한 세무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해석한다.
한편 주요 암호화폐 기업과 투자자들도 이 같은 움직임에 대비해 ‘세무 리스크 점검’에 착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며, 영국 내 암호화폐 과세 환경은 한층 더 엄격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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