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트코인 시장의 그림자…조작 세력 '펌프 앤 덤프·내부자 거래' 기승

| 서지우 기자

비트코인(BTC) 외 대체코인 시장은 높은 수익 가능성과 함께 막대한 투자 리스크를 동반한다. 특히 많은 알트코인이 낮은 유동성과 빈약한 감독 체계 속에서 가격 조작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시장 흐름이나 기본적 가치와 무관하게 급등락하는 알트코인의 이면에는 이용자들을 노리는 조작 세력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은 그 전조와 징후를 미리 인지할 필요가 있다.

이들 시장 조작 세력의 대표적인 수법으로는 '펌프 앤 덤프(pump-and-dump)'가 손꼽힌다. 특정 알트코인의 시세를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동원해 인위적으로 부양한 뒤, 가격이 정점에 도달하면 내부자들이 대다수 물량을 매도하고 빠져나가면서 일반 투자자만 손실을 떠안는 방식이다. 여기에 특정 지갑이 반복적으로 동일한 코인 거래를 수행해 유동성을 부풀리는 '워시 트레이딩(wash trading)', 실제 의도가 없는 대형 호가를 이용해 시장 심리를 교란시키는 '스푸핑(spoofing)' 및 '레이어링(layering)'도 널리 사용된다.

또한 내부 정보 이용도 문제다. 암호화폐 프로젝트나 거래소의 중요한 일정이 공개되기 전, 이를 미리 파악한 인물들이 정보를 선점해 거래에 나서면서 가격 상승 또는 하락에 따른 이익을 독점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내부자 거래는 전통 금융시장에서는 불법이지만, 암호화폐 업계에서는 적발 및 처벌이 쉽지 않아 실질적으로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거래 규모가 큰 고래 투자자, 이른바 '웨일(Whale)'의 움직임도 조심해야 한다. 웨일이 보유 토큰을 대량 거래소에 전송하는 경우 시장은 이를 매도 시그널로 해석해 공포에 빠진 투자자들이 뒤따라 매도하게 되며, 웨일은 하락장에서 저점 매수를 노리는 전략을 쓴다. 반대로 대량 매수 시에는 FOMO(좋은 기회를 놓쳤다는 불안감) 심리를 자극해 상승세를 이끌다가 돌연 매도 전환해 수익을 챙긴다.

이러한 조작 신호는 갑작스러운 거래량 급증, 익명 지갑에서의 대규모 토큰 이동, 토큰 언락 스케줄 등에서도 드러난다. 특히 소셜미디어상 과도한 긍정 기사나 트렌드성 단어가 급증하는 경우, 조작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 최근에는 넌센(Nansen), 덱스툴즈(DEXTools), 루나크러시(LunarCrush) 등의 플랫폼을 통해 비정상적인 지갑 움직임이나 가짜 유동성, 투자심리 데이터 조작 여부를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전문가들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코인의 펀더멘털 면밀 분석 ▲포트폴리오 다각화 ▲손절매(스톱로스) 설정 ▲과도한 SNS 정보 의존 탈피 등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빠른 정보가 무기인 시장에서는, 누군가의 선동 아닌 자신의 원칙에 기반한 결정을 내리는 것이 생존 투자자의 조건이다. 알트코인 생태계가 여전히 제도적 공백 속에 놓여 있는 만큼, 투자자는 방심하는 순간 피해자가 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