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코인베이스·유니스왑, 미 민주당 상원의원과 비공개 규제 회담

| 서지우 기자

미국 상원을 무대로 주요 암호화폐 기업들이 정책 대화에 나선다. 리플(Ripple), 코인베이스(Coinbase), 유니스왑(Uniswap) 등 다수의 업계 대표들은 이번 주 수요일, 암호화폐에 우호적인 민주당 상원의원들과 비공개 라운드테이블에서 만나 각종 규제 쟁점을 논의한다.

이번 논의는 민주당 상원 의원 커스틴 질리브랜드(Kirsten Gillibrand)가 주도하며, 주요 논의 주제로는 스테이블코인 규제, 시장 구조 개편 법안, 암호화폐에 대한 미국 정책 방향 등이 포함된다. 특히 각 업계의 실무진과 입법자가 한자리에 모이는 이 같은 논의의 장은 최근 성과 부재로 지적받은 미 상원의 규제 입장에서 중대한 전환점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번 회의에는 리플과 코인베이스 외에도 체인링크(LINK), 갤럭시 디지털(Galaxy), 크라켄(Kraken), 서클(Circle) 등의 고위 임원이 참가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등 주요 코인의 법적 분류 문제는 물론, SEC와 CFTC 중 어느 기관이 관할권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SEC의 현 수장 게리 갠슬러(Gary Gensler)가 주도해온 강경한 사후 규제 중심 전략에 대해 업계의 불만이 적지 않았던 만큼, 기업들은 이번 자리를 통해 공정하고 효율적인 규제 체계를 강하게 요구할 전망이다.

특히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서클의 경우, 소비자 보호를 확보하면서도 시장 경쟁을 저해하지 않는 실용적인 규제를 제시하겠단 입장을 공공연히 밝혀 왔다. 다만 이번 회의가 당장 입법 성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FTX 사태 이후 여전히 회의적 시각을 거두지 않고 있는 상원의 분위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논의는 미국이 암호화폐 기술 패권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선 지금부터라도 실효성 있는 규제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는 초당적 인식 확산의 일환으로 해석할 수 있다. 기술 혁신과 제도 설계 간의 균형을 맞추려는 노력은 2025년 하반기 미국 크립토 시장의 정책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주요 지표가 될 전망이다.

한편, 하원이 추진하고 있는 ‘21세기 금융 혁신 및 기술법(FIT21)’은 이미 구체적 발걸음을 떼었으나, 상원은 아직 구체적인 입법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와 정책 당국 간의 장기전이 예고되는 가운데, 이번 라운드테이블이 실질적인 변화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