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리 실버트, 지캐시(ZEC) ETF 기대에 쐐기…“블랙록 출시 안 할 것”

| 손정환 기자

디지털커런시그룹(Digital Currency Group)의 창립자이자 CEO인 배리 실버트(Barry Silbert)가 비공개 암호화폐 지캐시(ZEC)와 관련한 ETF 전망에 대해 일침을 날렸다. 블랙록($BLK)의 ZEC 기반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가능성에 대한 커뮤니티의 기대에 대해 실버트는 명확히 선을 긋고, "개인적으로 블랙록이 지캐시 ETF를 절대 출시하지 않을 것이란 사실이 마음에 든다"고 밝혔다.

해당 발언은 X(구 트위터)에서 한 이용자가 ZEC의 프라이버시 기능을 극찬하며 "지캐시는 정부, 은행, 벤처캐피탈, 그리고 사이퍼펑크 정신을 저버린 현재의 메인스트림 암호화폐에 대한 복수"라고 평가한 것에 대한 답변으로 나왔다. 실버트는 해당 글을 인용하며 블랙록이 ZEC 기반 ETF를 출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실제로 블랙록은 최근 몇 년간 ETF를 통한 암호화폐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2024년에는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기반 현물 ETF를 잇따라 출시하며, 월가 주요 운용사 중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그러나 지금까지 블랙록이 검토한 상품은 규제 친화적이며 유동성이 풍부하고 제도권 투자자들에게도 매력적인 자산군에 국한돼 있다. 지캐시처럼 철저한 프라이버시 기능을 탑재한 코인은 당연히 대상에서 제외됐다.

지캐시는 다수의 암호화폐와 달리 ‘제로 지식 증명’을 활용해 거래 정보(송신자, 수신자, 금액 등)를 블록체인상에서 완전히 숨긴다. 이는 사용자 프라이버시를 극대화하는 장점이 있으나, 동시에 자금세탁과 같은 불법적 활용 가능성에 대한 규제 이슈를 불러일으킨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같은 감독기관이 ‘투명성’ 있는 자산을 선호하는 이유기도 하다. 블랙록 입장에선 ZEC ETF 출시는 불필요한 규제 리스크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커뮤니티 내에서는 여전히 ZEC의 ETF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남아 있다. 하지만 일부 다른 사용자들은 "지캐시는 ETF가 없어도 괜찮다"며, 암호화 기술 혁신 자체가 지캐시의 가장 큰 가치라고 강조했다.

한편 가격 측면에서 ZEC는 현재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보도 시점 기준 지캐시는 240.25달러(약 33만 3,950원)로, 전일 대비 10% 이상 상승했다. 특히 이번 달 들어 지캐시는 하루 새 27% 급등한 데 이어 단 2주 만에 350% 넘게 올라 268달러(약 37만 2,520원)까지 치솟았다. 현재 시가총액은 약 39억 달러(약 5조 4,210억 원)로, 암호화폐 시장 전체에서 30위에 안착했다.

지캐시의 불장이 단순한 투기성 랠리인지, 혹은 프라이버시 이슈에 대한 재평가인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 다만 프라이버시 코인의 대표주자로서 ZEC가 여전히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