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도시, "비트코인은 크립토 아니다"…사토시 의도 재조명

| 김민준 기자

비트코인(BTC)을 적극 지지해온 트위터 창립자 잭 도시(Jack Dorsey)가 최근 "비트코인은 크립토가 아니다"라는 발언으로 커뮤니티 내 논쟁을 재점화했다. 도시는 지난 9일(현지시간) 자신의 X(구 트위터) 계정을 통해 해당 발언을 남겼고, 이에 4,000건 이상의 댓글이 달리는 등 높은 반응을 얻었다.

도시의 이같은 주장은 비트코인(BTC)을 단순한 암호화폐의 일부로 보지 않고, 독립적인 통화 시스템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로 그는 유명 토론 게시판인 비트코인톡(Bitcointalk)에 작성된 사토시 나카모토의 초기 발언을 언급하며 비트코인이 어디까지나 "통화(currency)"로 출발했음을 강조했다. 비트코인의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는 2010년 비트코인을 "P2P 암호화폐"라고 설명했으나, 도시가 집어든 핵심은 그 안의 '화폐적 본질'이라는 점이다.

잭 도시는 비트코인 초기 수용자로 오랜 시간 해당 프로젝트 중심에 서 있었고, 일각에서는 그가 비트코인 개발에 직접 관여했을지도 모른다는 추측까지 제기된다. 올해 초에는 디뱅크드(deBanked)의 션 머리(Seán Murray)가 도시를 사토시 나카모토로 지목하는 정황증거를 수집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다만, 도시는 2020년 렉스 프리드먼 팟캐스트에 출연해 “내가 사토시였다면 그걸 굳이 밝히겠느냐”고 말하며 해당 의혹을 부인한 바 있다.

도시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또 하나의 근거는 바로 비트코인 백서다. 그는 X를 통해 2008년 발표된 비트코인의 백서에는 '크립토'라는 단어가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대신 문서에는 비트코인을 "순수한 P2P 형태의 전자화폐" 및 "신뢰가 아닌 암호학적 증거를 기반으로 한 전자결제 시스템"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는 현재 수많은 프로젝트가 사용 중인 '크립토'라는 마케팅 용어와 본질적으로 거리가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잭 도시의 이 같은 발언은 단순한 언어 논쟁을 넘어, 비트코인(BTC)이 전체 암호화폐 산업 속에서 차별화된 철학과 목적을 지녔는지를 다시금 상기시키는 계기가 됐다. 비트코인은 단순한 '코인'이 아닌 독립적인 디지털 화폐이자, 신뢰가 아닌 수학적 증명에 기반한 시스템이라는 도시의 인식은,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뚜렷한 울림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