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11만 달러 돌파에도 공포지수 '29'…마운트곡스·규제 변수 겹쳐 긴장 고조

| 손정환 기자

비트코인(BTC) 가격이 11만 1,000달러(약 1억 5,429만 원)를 돌파하며 새 주 초반 암호화폐 시장이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시장 내부의 공포는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다. 마운트곡스(Mt. Gox) 사태의 상환 시한이 다가오는 가운데, 바닥에 깔린 불신과 대규모 자산 이동, 규제 변동성까지 겹치며 또 한 번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먼저 비트코인의 급등에는 블랙록($BLK)의 런던 상장 신규 비트코인 ETP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영국 금융감독청(FCA)이 관련 규제를 완화하면서 해당 상품이 본격적으로 거래를 시작했고, 기존에 미국 시장에서 비트코인 ETF들이 12억 3,000만 달러(약 1조 7,097억 원) 규모의 순유출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된다.

한편 리플의 최고법률책임자 스튜어트 알데로티(Stuart Alderoty)는 이번 주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시장 구조 및 디파이 규제’ 상원 간담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동석하는 주요 인사로는 코인베이스($COIN), 체인링크(LINK), 갤럭시, 크라켄, 유니스왑, 서클, 솔라나(SOL), Jito, a16z크립토 대표들이 포함돼 있다. 이틀 앞으로 다가온 이 자리는 XRP 생태계의 미국 내 입지와 규제 등장을 가를 중대 변수로 여겨진다.

시장을 짓누르는 또 다른 그림자는 마운트곡스의 상환 시한인 10월 31일이다. 현재 트러스트 지갑이 보유한 3만 4,689BTC(약 5조 3,732억 원) 중 64.1%가 거래소로 유입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며 투자심리를 냉각시키고 있다. 다만 비트스탬프와 크라켄에서는 60~90일 일정으로 분할 지급될 예정이어서, 단기 급락 우려는 다소 완화되는 모양새다.

이와 동시에 거대 거래소들의 불안 요인도 부각됐다. 바이낸스는 지난주 약 5억 달러(약 6,950억 원) 규모의 테더(USDT)가 한꺼번에 빠져나간 사실이 알려지며 유동성 우려에 직면했다. 또, 아마존 웹서비스(AWS)의 장애로 코인베이스 등 주요 서비스가 수 시간 동안 마비되면서 기술적 취약성 역시 드러났다. 투자자들이 암호화폐 거래에 불안감을 느끼는 주된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이 같은 예측 불가능성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비트코인이 단기적으로 11만 3,000달러(약 1억 5,717만 원), 나아가 12만 6,000달러(약 1억 7,514만 원)까지 도달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공포탐욕지수(Fear & Greed Index)는 29 수준에 머무르며 ‘불신의 반등’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비트코인 가격 상승이 기관 유입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특히 최근 한 대형 고래가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에서 개당 10만 9,133달러에 700BTC(약 1,084억 원) 규모의 숏 포지션을 개시한 것은 시장에 또 다른 변동성 뇌관을 제공하고 있다.

10월 마지막 주, 암호화폐 시장은 마운트곡스 그림자와 워싱턴의 규제 대화를 동시에 주시하고 있다. 비트코인 ETF 상품의 유출입 추이가 향후 시장 방향을 결정지을 주요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시장은 마치 할로윈을 앞둔 유령의 집처럼 긴장된 시기를 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