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마인, 2조 원대 이더리움($ETH) 매집…기관 최대 누적 기록 경신

| 손정환 기자

미국의 이더리움(ETH) 중심 디지털 자산 투자사 비트마인(BitMine)이 최근 시장 급락 이후에도 공격적인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회사의 대표 인물인 톰 리(Tom Lee)는 이달에만 총 약 1조 1,830억 원(8억 5,000만 달러) 상당의 이더리움을 추가 매입했으며, 10월 10일 유동성 위축 국면 이후 총 매수 규모는 약 2조 3,630억 원(17억 달러)에 달한다. 이러한 행보는 기관 중심 디지털 자산 투자 시장(DATs)에서 가장 공격적인 이더리움 누적 사례로 평가된다.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사 아컴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비트마인은 이번 주에도 6만 3,538 ETH를 확보했으며, 지난주엔 무려 37만 9,271 ETH를 사들였다. 관련 월렛들은 크라켄과 비트고에서 자산을 구매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로써 비트마인의 총 이더리움 보유량은 약 317만 ETH로, 전체 발행량의 2.6%를 넘긴 상태다. 이는 회사가 설정한 5% 보유 목표의 절반을 돌파한 수치다.

아컴은 트위터를 통해 “이 어드레스들은 과거 비트마인의 매입 패턴과 완벽히 일치한다”고 밝혔으나, 비트마인 측은 공식 확인을 하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톰 리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시장 하단 구간이며, 회복 과정이 시작됐다”고 밝히며 낙관적인 시각을 유지했다. 그는 현재가 암호화폐 싸이클의 꼭대기가 아니라고도 강조했다.

비트마인의 이더리움 누적은 단기간에 이루어진 것으로, 7월 14일 16만 3,000 ETH에서 시작해, 8월엔 115만 ETH, 9월에는 215만 ETH를 기록한 뒤 최근 324만 ETH까지 확대됐다. 이 같은 적극적인 포지션 확대는 일주일 단위로 이뤄진 역사적인 매입 러시로 불리며, 이더리움 장기 강세에 대한 강한 신뢰를 반영한다.

톰 리는 최근 회사가 자체적인 이더리움 스테이킹 솔루션을 곧 출시할 예정이라고도 언급했다. 이는 비트마인이 단순 보유를 넘어 이더리움 생태계 내에서 보다 직접적인 참여를 시도한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이와 함께 코인베이스(Coinbase)의 기관 리서치 책임자 데이비드 두옹(David Duong)도 보고서를 통해 “디지털 자산 트래저리 기업들의 시장에 대한 영향력은 이례적으로 크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더리움 가격은 여전히 4,000달러(약 556만 원) 상단에서 저항을 받고 있다. 아시아 장에서는 강한 매수세가 유입되지만, 미국 시장에서 지속적인 매도로 인해 상승세가 지속되지 못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ETH는 이번 주 한때 4,080달러(약 567만 원)까지 상승했으나, 현재는 3,940달러(약 547만 원) 선으로 다시 밀려난 상태다. 시장 분석가들은 추세 전환을 위해 ETH가 4,000달러 이상을 견고히 돌파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전문 트레이더 ‘Merlijn’은 “200일 지수이동평균선의 이중 지지 테스트가 유사 시점에서 70% 급등을 유발했다”며, 향후 ‘괴물급 상승’ 가능성이 적용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비트마인의 행보는 단순한 매수를 넘어, 이더리움 네트워크와 가격 메커니즘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 참여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