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더리움 흔들, ETF 순유출·스페이스X BTC 이동에 시장 '공포'

| 손정환 기자

화요일 아침, 암호화폐 시장은 극심한 변동성 속에서 하루를 시작했다. 비트코인(BTC)은 10만 8,000달러(약 1억 5,012만 원) 선에서 거래되며 하락 압박을 받고 있다. 특히 상장지수펀드(ETF)에서의 4,050만 달러(약 563억 원) 순유출은 투자 심리를 냉각시켰다. 한편,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는 2,495 BTC, 약 2억 6,800만 달러(약 3,729억 원)를 잠자고 있던 지갑으로 옮기며 시장의 긴장을 더욱 고조시켰다.

ETF 자금 이탈은 비트코인뿐 아니라 이더리움(ETH)에도 동일하게 타격을 주고 있다. 이더리움 현물 ETF에서는 하루 만에 1억 4,570만 달러(약 2,025억 원)가 빠져나가며 투자 자산 총액을 268억 달러(약 37조 2,520억 원)까지 끌어내렸다. 과거 대형 기관의 유입으로 약 11만 5,000달러까지 치솟았던 비트코인은 현재 그랬던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다. 파생상품 시장에서도 24시간 동안 8,890만 달러(약 1,238억 원)의 비트코인 롱 포지션이 정리됐다.

그런 가운데 스페이스X의 대규모 비트코인 이동은 주목할 만하다. 지난 7월 거래소 코인베이스 프라임을 통한 내부 자산 재배치 이후 처음 있는 대형 이체로, 해당 코인은 여전히 거래소 지갑이 아닌 곳으로 이동된 상태다. 지금으로서는 시장 물량 공급보다 회계 정리에 가깝지만, 시점상 상당한 불확실성을 만들어내고 있다.

XRP의 경우, 극적인 반등이 눈에 띈다. 최근 1.90달러(약 2,641원)까지 하락했던 가격이 단숨에 2.50달러(약 3,475원)까지 급등했다. 온체인 분석업체인 샌티멘트(Santiment)의 자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 심리 지표는 9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흔히 이런 패닉 상황에서의 가격 반등은 ‘항복 구간’으로 해석되며, 강한 손들이 약한 손들의 물량을 흡수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 전체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공포 탐욕 지수는 34에 머물며 ‘공포’ 구간을 유지 중이고, 전일 기준 총 3억 2,130만 달러(약 4,477억 원) 규모의 청산이 발생했다. 이 중 롱 포지션이 2억 4,630만 달러(약 3,431억 원)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한편, 바이낸스 창업자 창펑 자오(Changpeng Zhao)는 여전히 비트코인 불마켓 장기론자로서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비트코인이 금을 넘어서게 될 것"이라며, 현재 약 2조 2,000억 달러(약 3,058조 원)에 머무는 비트코인 시가총액이 금의 30조 1,000억 달러(약 4경 1,789조 원)를 언젠가 넘을 것이라 주장했다. 이를 실현하려면 현재 가격 기준으로 비트코인이 100만 달러 이상으로 올라야 가능하다.

이처럼 거시 비전과 현실 사이의 간극은 여전히 크지만, 암호화폐 시장의 역동성과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특히 지금과 같은 혼동된 국면에서의 대형 이체나 예측은 자칫 시장을 더 크게 흔들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투자자들은 보다 신중한 접근이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