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시프, 또 한 번 경고 "비트코인 결국 0달러 갈 것…투기적 광풍일 뿐"

| 손정환 기자

금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BTC)의 미래를 어둡게 보는 대표적 인사인 피터 시프(Peter Schiff)가 또다시 비트코인은 결국 ‘제로(0)’로 수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금 투자자이자 대표적인 암호화폐 비관론자로, 최근 유명 암호화폐 인플루언서 마이클 제롬(@notthreadguy)과의 대담에서 이러한 견해를 재확인했다.

시프는 “내 생각은 여전히 똑같다. 비트코인의 가치는 언젠가 0에 이를 것”이라며, “내가 틀렸던 부분이 있다면, 대중이 이 자산에 넘어가는 그 ‘순진함’을 과소평가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트코인 초창기 투자자들이 이른 시점에 이야기 구조를 잘 짜서 성공적으로 시장에 참여시켰고, 이후 그것을 다른 이들에게 넘길 수 있었던 점은 “잘한 일”이라며 인정하기도 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비트코인이 본질적 가치를 지니지 않는 ‘거대한 폼 앤 덤프(pump and dump, 가격 부양 뒤 매도)’라며, 일종의 투기적 광풍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이어 “이 시장의 초기 기획자들이 자신이 떠안고 있던 자산을 넘기기 위한 서사 구축에 성공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시프는 또 경제 시스템 전반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그는 “다가오는 경제 위기는 2008년의 금융위기보다 훨씬 더 극심할 것”이라며, 이번에는 미국 국채 시장의 신뢰 상실이 위기의 진원지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프는 “결국 세계는 미국 재무부 채권을 원하지 않게 될 것이며, 달러 보유 역시 꺼릴 것”이라면서, “이로 인해 미국 정부의 신용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금 가격은 고점을 경신하고 있는 반면, 비트코인은 금 대비 30%가량 하락한 상태다. 시프는 이를 근거로 비트코인이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 신뢰를 잃고 있다고 강조했다. 비트코인이 11만 달러(약 1억 5,290만 원) 선에서 저항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일부 분석가들은 오래된 고래들의 지속적인 매도세가 원인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이번 시프의 발언은 단순한 반복이라기보다는, 암호화폐 시장이 성숙해지는 과정에서의 회의론을 재조명하는 경고음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점점 더 복합적인 판단 기준으로 디지털 자산을 평가하고 있는 지금, 시프의 극단적인 전망은 그 자체로 시장의 내성을 시험하는 기준선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