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잠든 사토시 에라 지갑 깨어나…비트코인($BTC) 611억 원 규모 이동

| 손정환 기자

14년 넘게 움직이지 않던 비트코인(BTC) 지갑이 최근 깨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지갑은 이른바 ‘사토시 에라(Satoshi Era)’에 만들어진 초기 지갑으로, 내부에는 총 4,000 BTC(약 611억 6,000만 원)가 보관돼 있었다.

온체인 분석 플랫폼 온체인렌즈(Onchain Lens)에 따르면, 이 지갑은 14.4년간 어떠한 거래 기록도 없이 잠든 상태였으며, 최근 들어 비트코인이 외부로 이체되기 시작했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해당 사용자가 이미 별도 지갑을 통해 꾸준히 BTC 매도 활동을 해왔다는 사실이다. 이로 미뤄볼 때 상당한 양의 BTC를 장기 보유하고 있던 고래(whale) 계좌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당 지갑은 2009년 1월부터 2011년 12월 사이, 즉 비트코인의 초창기 두 해 동안 생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시기는 사토시 나카모토가 포럼 활동 등을 통해 활발히 커뮤니티와 소통하던 시점으로 분류되며, 이러한 지갑은 지금도 시장에서 ‘사토시 에라 지갑’으로 분류된다. 다만 실제 소유주가 사토시 본인일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한편 최근 BTC 가격은 약 111,260달러(약 1억 5,468만 원)로 거래 중이며, 오래된 고래 지갑의 매도 움직임이 시장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온체인 데이터 분석가 제임스 체크(James Check)는 "구비트코인 보유자들, 즉 OG(Original Gangster) 고래들이 보유 물량을 대량 처분함에 따라 BTC가 11만 달러(약 1억 5,290만 원) 선을 지키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과거 사토시로 알려진 인물이 보유한 지갑의 BTC 평가액도 최근 시장 급락으로 약 200억 달러(약 27조 8,000억 원)가 증발한 것으로 추정되며, 역사적인 비트코인 높은 고점에서도 인터페이스가 없는 지갑들이 아직 다수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사토시 에라 지갑의 이동은 단순한 과거 자산 출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시장 전반의 움직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라지 오더(large order)의 출현은 투자자 심리에 일정한 불안 요소로 작용하며, 장기 보유자(LTH: Long-Term Holder)들의 매도 가능성에 대한 경계심을 더욱 키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