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미국, 2025년 암호화폐 채택 1~2위…美 거래 1조 달러 돌파

| 서지우 기자

인도와 미국이 올해 상반기 전 세계 암호화폐 채택률에서 압도적인 선두를 이어가고 있다. TRM랩스(TRM Labs)가 발표한 ‘2025년 국가별 암호화폐 채택 지수’에 따르면, 인도는 3년 연속 순위 1위를 차지했으며, 미국은 작년에 이어 여전히 2위 자리를 지켰다. 이 두 국가는 높은 개인 투자자 비중, 활발한 기관 참여, 그리고 급변하는 규제 환경을 바탕으로 글로벌 암호화폐 생태계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

TRM랩스는 인도의 강세 이유로 젊은 인구 구성, 암호화폐에 대한 이해도 확대, 중산층 투자자층의 대체 자산에 대한 관심 증가 등을 꼽았다. 특히 인도는 개발자 커뮤니티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디지털 결제 인프라도 폭넓게 구축돼 있어 송금, 결제, 자산 보존 수단으로 암호화폐 활용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미국은 거래 규모 측면에서 여전히 세계 최대 암호화폐 시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TRM랩스는 2025년 1~7월 사이 미국 내 암호화폐 거래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약 50% 증가하며 1조 달러(약 1,390조 원)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성장은 2024년에도 동일한 상승률을 기록한 데 이어 두 해 연속 이어진 장기적인 추세로 해석된다.

흥미로운 점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이후 미국 내 암호화폐 참여도가 크게 높아졌다는 점이다. 관련 법안과 행정적 변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선 직후 6개월간 미국 내 가상자산 서비스 웹사이트 트래픽은 약 30% 증가했다. 이는 정치·규제 지형 변화와 함께 투자자 신뢰도 회복이 거래 활성화로 이어졌음을 방증한다.

또 하나 주목할 측면은 스테이블코인 중심의 거래 급증이다. TRM랩스는 2025년 1~7월 사이 전 세계 암호화폐 거래 중 30%가 스테이블코인으로 이루어졌으며, 그 중 대다수는 미국 달러에 연동된 테더(USDT)와 서클의 USD코인(USDC)이었다고 밝혔다. 스테이블코인 거래 규모는 전년 대비 83% 증가해 4조 달러(약 5,560조 원)를 돌파했고, 시장 점유율 역시 52% 이상 확대됐다.

TRM은 스테이블코인 활동의 99%는 합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2025년 1분기 기준 불법 자금 거래 중 60%가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경고했다. 이는 거래 수수료가 낮고 속도가 빠르며, 트론(TRX)과 이더리움(ETH) 같은 오픈 블록체인에서 쉽게 활용 가능하다는 점이 악용된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투자의 명목을 둔 사기 사례가 불법 거래에서 가장 비중이 컸으며, 제재 회피 관련 활동은 오히려 52억 달러(약 7조 2,280억 원) 감소해 대조를 보였다.

결론적으로, 인도와 미국의 암호화폐 시장은 구조적 성장기조 속에 규제 환경이라는 외생 변수까지 작용하면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특히 미국은 기관과 개인 모두의 참여 증가, 거시 정치 변화, 그리고 스테이블코인을 중심으로 한 거래 확산이 맞물리며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