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3.2% 보유한 스트레티지, 매수 속도는 '급감'…장기 전략엔 변화 없다

| 민태윤 기자

비트코인(BTC) 보유량 기준 세계 최대 상장기업인 스트레티지(Strategy)가 최근 매수 속도를 2021년 수준까지 크게 낮췄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주 수천 BTC를 사들이던 공격적 행보가 눈에 띄게 완화된 정황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여전히 해당 기업의 비트코인에 대한 장기적 확신은 굳건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크립토 애널리스트 'Maartunn'은 최근 리포트에서 스트레티지가 지난주 매수한 비트코인은 196 BTC에 불과하며, 총 지출액은 약 2,211만 달러(약 307억 원)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는 2024년 말 5만 5,500 BTC를 하루에 매입했던 시점과 비교하면 극명한 차이다. 기업 측은 올해 들어 지금까지 총 195억 3,000만 달러(약 27조 1,545억 원)를 투입했으며, 이는 217억 6,000만 달러(약 30조 2,735억 원)를 기록했던 작년보다 다소 줄어든 규모다.

이처럼 매수 속도는 둔화됐지만, 스트레티지는 현재 전체 유통 중인 비트코인의 약 3.2%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주식 발행 프리미엄이 208%에서 4%로 대폭 낮아지며 자금 조달 환경이 악화된 점이 투자를 제약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스트레티지 주가가 사상 최고치 대비 약 50% 하락한 반면, 비트코인은 고점보다 16% 낮게 거래되며 양 자산 간 괴리도 확대되고 있다.

Maartunn은 "스트레티지는 더 이상 대규모 매집을 하지 않지만, 여전히 가격 고점 부근에서 꾸준히 비트코인을 사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회사는 최근 196 BTC를 BTC당 평균 11만 3,000달러(약 1억 5,707만 원)에 매수했다. 느려진 매수에도 불구하고, 스트레티지가 보유 중인 비트코인의 미실현 수익은 약 237억 달러(약 32조 9,430억 원)에 달한다.

이러한 행보는 창업자인 마이클 세일러(Michael Saylor)가 제시한 장기 비전과도 맞닿아 있다. 세일러는 최근 프라하에서 열린 행사에서 “비트코인 게임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 유일한 패배”라며, 비트코인이 스트레티지의 재무 전략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서 별도 인터뷰에서 스트레티지가 1조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자산을 구축하고, 이를 연 20~30% 수익률로 성장시킬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요컨대, 비트코인과 스트레티지는 여전히 깊게 연결되어 있다. 자금 조달 여건 악화와 주가 하락 등 단기적 압력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비트코인을 중심축으로 한 전략을 고수하며 향후 미래 금융 시스템을 주도하겠다는 청사진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