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의 투자 상품이 강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XRP 기반 상장지수상품(ETP)이 지난주 8,430만 달러(약 1,172억 원)의 자금을 유입시키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는 전체 디지털자산 ETP 투자 유입액 9억 2,100만 달러(약 1조 2,809억 원)의 약 11%에 해당하는 수치로, 솔라나(SOL)의 주간 유입액인 2,900만 달러(약 403억 원)를 무려 286% 앞선 것이다. 이러한 상승세는 미국 내 현물 ETF 승인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코인셰어스(CoinShares)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비트코인을 필두로 한 주요 암호화폐 투자상품에 대한 유입이 확대되며 그중 XRP가 단연 눈에 띄는 성과를 보였다. 특히 이더리움(ETH)은 최근 한 달여간 처음으로 1억 6,900만 달러(약 2,349억 원) 규모의 순유출을 기록한 데 반해, XRP는 미국발 현물 ETF에 대한 긍정적 추측이 겹치며 기관의 매수세가 강화된 모습이다.
XRP는 올해 들어 현재까지 19억 달러(약 2조 6,410억 원)의 순유입액을 기록 중이다. 이는 단일 자산 기준 상위권에 속하는 투자 흐름이다. 다만 솔라나는 연초 이후 이미 28억 달러(약 3조 8,920억 원)의 순유입을 기록하고 있어, XRP가 단기간에 이를 따라잡기엔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XRP 현물 ETF 승인 여부가 투자 흐름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블룸버그 ETF 애널리스트인 에릭 발추나스(Eric Balchunas)에 따르면, 현재 XRP를 포함한 35개 암호화폐 자산에 대해 총 155건의 ETF 신청이 계류 중이다. 이 중 XRP 관련 상품만 20건이나 되지만, 미국 정부의 셧다운 여파로 본 승인 일정은 지연되고 있다. ETF 분석가 네이트 게라치(Nate Geraci)는 이를 ‘승인이 보류 중인 댐’에 비유하며 “정부 기능이 정상화되는 순간 엄청난 승인 물결이 뒤따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주 디지털자산 ETP 전체 거래량은 390억 달러(약 54조 2,100억 원)로, 최근 평균인 280억 달러(약 38조 9,200억 원)를 훌쩍 넘어서며 기관 자금이 단지 대기하고 있는 수준을 넘어서 실제 포지셔닝 중이라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와 같은 대형 자금의 흐름은 향후 XRP 관련 ETF 출시에 따라 본격적인 기관 투자가 확대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시장 참여자들은 “XRP가 연말까지 추가적인 제도권 진입 이슈를 확보한다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 이어 장기적 기관 포트폴리오의 또 다른 핵심 자산으로 부상할 여지가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ETP 투자 열기 속에서 XRP가 어떤 방향으로 제도권과 시장의 신뢰를 이끌어 나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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