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고래 '0xc2a3' 2,186 BTC 롱 포지션 청산…수익보다 방어 선택

| 서도윤 기자

암호화폐 시장에서 고래 투자자들의 매매 움직임이 극단적으로 엇갈리며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디파이 파생상품 플랫폼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에서는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솔라나(SOL)을 중심으로 '강세론자'와 '약세론자'가 팽팽히 맞서는 형국이다.

온체인 분석업체 룩온체인(Lookonchain)에 따르면, 최근 며칠 간 주요 고래 트레이더들이 보유 포지션을 대거 조정하며 시장 불확실성을 반영하고 있다. 상승장을 점치는 투자자가 있는가 하면, 추가 하락에 대비하는 움직임도 뚜렷하다.

흔히 ‘완벽한 승률’을 자랑해온 익명의 고래 투자자 ‘0xc2a3’은 최근 2,186 BTC의 롱 포지션을 청산하며 약 2억 5,600만 달러(약 3,306억 원)를 시장에서 회수했다. 그러나 수익은 고작 140만 달러(약 18억 원)에 불과해, 과도한 레버리지 대신 방어적 태세 전환에 무게가 실린다. 그는 ETH와 SOL 롱 포지션 규모도 함께 줄였다.

반면, 유명 고래 ‘마치 빅 브라더(Machi Big Brother)’는 ETH와 하이퍼(HYPE)에서 롱 베팅을 강화했으나 현재 1,250만 달러(약 161억 원)의 미실현 손실을 기록 중이다. 이달 초 830만 달러(약 107억 원)를 벌어들인 ‘0xf625’는 이더리움에 대한 숏 포지션을 10배 레버리지로 다시 확대하며 하방을 점치고 있다.

승률 80%로 알려졌던 또 다른 트레이더 ‘0xddc7’은 쇼트 포지션에서 약 330만 달러(약 43억 원)의 손실을 보고 있는 반면, 평판이 좋지 않은 제임스 윈(James Wynn)은 최근 거의 모든 거래가 청산되며 커뮤니티에서 반면교사로 화제가 되고 있다. 룩온체인은 "제임스의 포지션에 반대로만 거래하라"는 조소 섞인 게시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번 혼란은 미중 간 무역 완화 기대감으로 비트코인이 한때 11만 5,000달러(약 1억 5,180만 원)를 돌파하며 단기 랠리를 연출한 뒤에 발생했다. 당시 단 하루 만에 3억 7,000만 달러(약 4,785억 원) 규모의 숏 포지션이 청산됐고,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도 4조 달러(약 5,172조 원)를 회복했다.

시장에선 이 같은 고래들의 방향성 혼조가 ‘붕괴’가 아닌 ‘재조정’ 신호라는 분석도 나온다. 암호화폐 분석가 미카엘 반데포페(Michaël van de Poppe)는 알트코인이 지난 4년 간 최장 기간 하락세를 겪은 후, 기술적 반등 국면 진입 가능성을 제시했다. 룩온체인의 데이터 역시 일부 고래들이 핵심 지지선 부근에 매수 포지션을 구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코멘트: 이번 하이퍼리퀴드 상의 고래 전쟁은 단기 변동성 속에서도 시장에 대한 극명한 시각차가 존재함을 보여준다. 매도세가 주도하는 국면이지만, 일부 고래가 저가 매수에 나서고 있다는 점은 향후 반등의 가능성도 열어두는 부분이다. 기술적 분석과 기계적 베팅보다는, 심리와 매크로 이슈의 영향을 함께 고려한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