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다시 한 번 ‘이상한’ 비트코인(BTC) 이체를 단행하면서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같은 날 리플(XRP) 테마 기업이 나스닥에 정식 상장 티커를 등록하고, 미국과 중국 간 무역 완화 소식까지 이어지며 하루 동안 총 8억 2,447만 달러(약 1조 1,093억 원) 규모의 암호화폐 레버리지 포지션이 청산됐다.
암호화폐 데이터 플랫폼 아캄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최근 281BTC, 약 3,128만 달러(약 420억 원) 규모의 코인을 익명의 지갑으로 이체했다. 이는 이달 초 있었던 2,130BTC 및 2,495BTC 이체에 이어진 추가 움직임이다. 특히 이 같은 대규모 움직임은 3년 간 없던 비트코인 거래가 올해 7월 스페이스X 주소에서 처음 감지된 이후 잇따라 나오고 있어 시장 참여자들의 궁금증을 키우고 있다.
같은 날 XRP 기반 스팩(SPAC) 운용사인 아밍턴XRP캐피털 산하 아르마다 애퀴지션은 나스닥 거래코드를 공식 변경했다. 새로운 상장 명칭은 보통주 ‘XRPN’, 유닛 ‘XRPNU’, 워런트 ‘XRPNW’다. 이번 상장은 에버노스홀딩스와의 합병을 바탕으로 10억 달러(약 1조 3,56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해 XRP 오픈마켓에서 직접 구매하는 ‘기관형 XRP 트레저리 모델’ 실현을 의미한다. 마이클 아링턴은 “리플 생태계에 대한 강한 믿음을 반영한 조치”라며, 히든로드·GTreasury·스탠다드커스터디 등과의 통합을 통해 실사용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가격 측면에선 암호화폐 전반이 혼란 국면에 처했다. 미중 무역 완화 발표 직후 암호화폐 시장에서 대규모 레버리지 청산이 발생했다. 미국과 중국은 희귀 광물과 농산품, 반도체를 포함한 관세 항목을 일부 완화하기로 합의하며 기존 57%였던 관세율을 47%로 인하했다. 그 여파로 코인글래스 기준 단 하루 새 총 8억 2,447만 달러(약 1조 1,093억 원) 규모의 포지션이 강제 청산됐으며, 이 중 롱 포지션이 6억 5,609만 달러(약 8,803억 원)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비트코인은 이날 기준 11만 258달러(약 1억 5,030만 원)에 거래됐으며, 심리적 지지선인 10만 달러 부근에서 과열된 롱 포지션이 대거 청산됐다. 하루 새 전체 청산 금액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약 3억 6,954만 달러(약 4,957억 원)가 비트코인 하나에서 나왔고, 이더리움(ETH)도 1억 8,897만 달러(약 2,533억 원), 솔라나(SOL)는 4,722만 달러(약 632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XRP는 나스닥에 새 티커가 등록됐다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2.55달러(약 3,480원)선에서 약보합세를 보였으며 기술적 저항은 2.71달러, 지지선은 2.40~2.45달러로 형성돼 있다. 특히 2.40달러가 무너질 경우 추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단기적으로도 불안정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암호화폐 시장 전체 시가총액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제외하고도 총 1조 달러(약 1,356조 원) 수준을 유지해, 대량 청산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저항력을 보이고 있다. 연준이 25bp 금리 인하를 공식화하고 12월까지 양적 긴축 종료를 예정한 점도 유동성 회복 기대감을 자극하고 있다.
코멘트: 이번 미중 무역 완화와 스페이스X의 비트코인 이체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면서 암호화폐는 다시 한 번 ‘거시 변수에 예민한 자산’임을 증명했다. 특히 과도한 롱 포지션이 정리된 현재는 단기 반등 여지도 열려 있어 향후 흐름을 가를 주요 계기는 ‘실물경제 지표’와 ‘암호화폐 고래 주소의 움직임’이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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