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약 3억 8,390만 달러(약 5,591억 원) 상당의 비트코인(BTC)을 코인베이스 프라임에 예치하면서 시장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온체인 데이터 플랫폼 룩온체인(Lookonchain)에 따르면, 블랙록은 이번 이체를 통해 비트코인 3,496개와 이더리움(ETH) 약 1억 2,200만 달러(약 1,778억 원) 어치도 함께 보냈다.
코인베이스 프라임은 기관 투자자 전용 디지털 자산 관리 플랫폼으로, 단순 보관을 위한 목적일 수도 있지만 이처럼 대규모 물량이 이동하면 시장에 매도 우려가 즉각 반영된다. 현재 암호화폐 커뮤니티는 블랙록이 향후 시세 하락을 유도하는 ‘매각 준비’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이는 특히 10월 한 달 간 블랙록이 유사한 방식으로 비트코인을 반복적으로 이송한 사실과 맞물리며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실제로 블랙록은 불과 10일 전에도 약 3억 1,400만 달러(약 4,579억 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코인베이스에 이동시킨 바 있다. 투자자들은 이 같은 패턴이 단순히 수탁 목적이 아닌 전략적 움직임일 수 있다고 본다. 다만 블랙록 측이 직접 매도를 단행했다는 흔적은 아직 없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이 유동성 확보, 감사 대응, 고객 자산 관리 등의 관리 목적으로 쓰이는 사례도 적지 않다.
시장 반응은 복합적이다. 블랙록의 지속적인 대규모 입출금은 투자자들의 ‘매집 심리’를 위축시키며 비트코인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비트코인은 하루 전보다 2.05% 상승한 11만 564달러(약 1,156만 원)를 기록하며 11만 달러 저항선을 돌파했지만, 거래량은 오히려 17.37% 감소해 639억 달러(약 9조 2,641억 원)로 낮아졌다. 이는 시장 내부에 경계심리와 관망세가 공존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시장 일각에서는 비트코인이 향후 11만 2,600달러(약 1,261만 원)를 돌파할 경우 공매도 포지션의 대규모 청산 사태도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특히 10월의 극심한 변동성을 경험한 투자자들은 11월 들어 새로운 방향성이 제시될 가능성에 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블랙록의 연이은 대형 거래가 단순한 내부 운영 차원일지, 아니면 가격 추이에 실질적인 영향을 노린 전략일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그러나 이런 움직임 하나하나가 시장에 미치는 심리적 영향력은 적지 않다는 점에서, 블랙록의 행보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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