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 캄보디아 범죄조직 연루 의심 거래 사전 신고…경찰, 강제수사 착수

| 권성민

(본 기사는 11월 1일자 초기 보도에서 ‘업비트 압수수색’으로 표기된 내용을 정정하여, 실제로는 업비트가 의심 거래를 사전 신고하고 수사에 협조한 사실을 반영했습니다.)

경찰이 캄보디아 기반 가상자산 거래소 ‘후이원 캐런티(Huione Guarantee)’를 통해 이뤄진 자금세탁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국내 거래소 업비트가 관련 의심 거래를 사전에 탐지해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루된 후이원 그룹은 미국 등에서 사기 혐의로 제재를 받은 금융 서비스 업체다.

서울경찰청 안보수사과는 지난 10월 15일, 후이원 캐런티를 통해 오간 자금의 흐름을 추적하며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일부 거래 내역이 국내 거래소를 거쳐 유통된 정황을 확인했으며, 관련 계좌 약 200여 개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 중이다. 다만 업비트는 해당 거래를 사전 포착 후 이상 거래로 판단, 자금세탁 의심 계좌 205건을 경찰에 자진 신고했다. 경찰은 업비트를 수사 대상이 아닌 신고·협조 기관으로 보고 있다.

업비트 관계자는 “자금세탁이 의심되는 거래를 조기에 인지해 경찰에 즉시 신고했으며, 고객 보호와 불법 자금 유입 차단을 위해 수사당국에 적극 협조 중”이라고 밝혔다. 업비트가 신고한 거래액은 약 2억 원 규모로, 이는 후이원 캐런티와 연관된 전체 국내 거래 규모 중 약 3% 수준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대부분의 거래는 다른 거래소를 중심으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후이원 그룹이 조직범죄 수익을 은닉하거나 위장 송금 형태로 국내 거래소를 이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후이원 캐런티와 연관된 일부 계좌에 대해 거래 제한 및 출금 차단 조치를 시행 중이며, 금융정보분석원(FIU) 역시 관련 단체의 제재 확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가상자산 업계의 자금세탁방지(AML) 체계가 실제 작동해 불법 거래를 조기 차단한 사례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국내 거래소가 자율적으로 의심 거래를 탐지하고 신고한 만큼, 향후 국제 공조와 규제 체계 강화 논의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