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 회복 조짐 속 '충성 팬덤'과 기관 수요 부상…온체인 데이터는 엇갈려

| 손정환 기자

리플(XRP)이 최근 암호화폐 시장 약세 속에서도 비교적 탄탄한 흐름을 이어가는 배경에 대해 인기 트레이더 도날트(DonAlt)가 흥미로운 분석을 내놨다. 그는 XRP 보유자들이 단기 수익을 노리는 젊은 투자자보다 ‘오래된 팬층’에 가깝다는 점에 주목했다.

도날트는 약 69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SNS 플랫폼 엑스(X)에서 “XRP 보유자들은 코인 간을 오가는 줌머 세대가 아니라, 그 자체를 좋아하고 오래 보유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XRP의 상대적 가격 안정성을 이러한 유저 성향과 연결 지었다.

하지만 실제 보유 데이터에서는 기대와 다른 움직임이 포착됐다. 최근 리서치에 따르면, 경험 많은 XRP 보유자들이 대거 매도에 나서며 지출이 580%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소셜미디어에서 비춰지는 보유층의 ‘강한 신념’과 다소 어긋나는 흐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XRP는 시장 전반이 침체된 와중에도 2.53달러(약 3,472원)의 시세를 기록하며 견고한 흐름을 유지 중이다. 이는 지난 2025년 7월 18일 기록한 역대 최고가 3.65달러(약 5,011원)에서 약 30.8% 하락한 수치다.

XRP의 회복 모멘텀은 ETF 기대감과 새로운 기관 수요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캐너리캐피털과 비트와이즈 등 주요 자산운용사들이 신규 XRP 기반 토큰 론칭을 앞두고 있는 데다, 리플이 후원하는 신생 디지털 자산 운용사 ‘에버노스(Evernorth)’가 약 10억 달러(약 1조 3,720억 원) 규모의 XRP를 축적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투자 심리를 끌어올리고 있다.

또한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재무관리 소프트웨어업체 GTreasury 인수 후, “XRP는 여전히 리플의 핵심”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는 리플이 XRP 생태계 강화에 지속적으로 힘을 쏟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처럼 XRP는 변동성 높은 암호화폐 시장 속에서도 특유의 충성도 높은 커뮤니티와 점증하는 기관 수요를 바탕으로 안정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실제 온체인 데이터를 감안하면, 투자자층의 움직임을 면밀히 살필 필요가 있다는 신중론도 병존한다.